한 사흘 앓아 누웠더니
창가에 날아온 참새 한 마리
머리가 반지르르 어여쁘다
말을 거니 쌩 하고 날아가버린다
참새와 노을 빛 사이로
부는 바람을
마음에 담으려고
열심히 마음을 비웠었 나보다
이제 초저녁
아직 밤은 멀었는데
손톱에 달은 떠오르고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이 병의 끝에 얻은 것이라면
마음에 갈피를 잡아서 어디 묻어두고
물 주어 싹을 돋게 하여
차라리 꽃을 피워주게 하리
가끔은 이렇게 누운 것도
괜찮아 괜찮다
시작노트
사람이 한번쯤은 끙끙 앓으며 이불 밖을 그리워할 때가 있습니다. 또 긴 치료의 시간 속에 한 계절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때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겸허함이 밀려오고 .마침내
어느덧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번잡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누워보면 어렴풋이 잊혀진 것들이 보입니다
인생은 그렇게 아프고 또 상처가 낫고 하며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요?
누워만 있을 수는 없다고 훌훌 털고 일어나는 순간 아름다운 자연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 사흘 앓는 것도 좋다. 그래서 괜찮다고 나를 우리를 위로하는 시를 쓰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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