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섬 아궁 화산 분화로 발이 묶인 우리 국민 수송을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특별기와 전세기를 띄웠다. 대한항공은 지난 달 30일 오전 5시 51분 인천공항에서 발리공항으로 향하는 276석 규모의 A330 특별기를 출발시켰다.
인도네시아 한인 진출 97년을 맞은 올 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유사 이래로 처음 있는 일로써 인도네시아에서 불의의 재난을 당한 자국민을 구출하기 위한 국민수송기가 7시간에 거쳐 5,276km를 날아 온 감격의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인도네시아에 거주 중인 재외 국민들은 위기의 징후가 포착될 때마다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고국에서 긴급 구출의 손길을 간절히 염원해 왔다.
그 배경에는 인도네시아 한인사회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하여 현재에 이르는 동안 직간접적으로 인지하거나 경험해 온, 1740년 네덜란드 식민지 정부와의 충돌 시 대규모 학살, 1965년 9월 공산당 쿠테타 당시 50여만 명의 대학살, 1998년 5월 군사정권 당시 약 2,000명의 강간/학살 이라는 피의 역사를 기억하기에, 언제든지 한인사회도 공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 정국의 변화에 예민해 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본고 또한 대선을 앞두고 정국의 혼란이 가중되던 2014년 11월 한인사회의 “안전의식/안전매뉴얼 인식도/위기관리 시스템 개선점 및 대응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국언론진흥재단 후원으로 “인도네시아 한인동포를 위한 위기관리 매뉴얼과 권익보호에 대한 탐구”를 과제로 다룬 바 있다. 앞 서 2012년에도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인의 이미지”를 주제로 설문을 조사해 지속적으로 인도네시아 내 한인사회의 안전 문제에 대해 다루어 온 바 있다.
그런 재난 대국 인도네사아에 처음으로 고국으로부터 국민구출 특별기가 온 것이다. 지난 1998년 폭동 당시 일본 호주 등 다른 나라들은 자국민 보호를 위한 특별기를 보내왔지만, 우리 동포들은 현지에 발이 묶인 채 스스로 몸으로 막아내고 지켜낸 경험이 있기에, 폭동 이후 지속적으로 동포구출대책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책이 뭐냐는 비난은 당연한 요구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이르러서야 자국민이 해외에서 당한 재난에 특별전세기를 보내줘 이제야 국민다운 국민으로 대접을 받게 되었다는 감회는 가히 소원성취라 표현해도 과하지 않다.
이에 발리에 수라바야에 신속대응팀을 운영한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은 재외동포 보호와 안전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실천 사례로써 칭찬에 인색할 까닭이 없어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화산 지진 해상 자연재난 다발국에다 정치적 사회적 불안요소가 많은 국가로 분류되지만, 그동안 3만여명 한인동포들은 본국의 도움을 기대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자력으로 견뎌내야만 했다. 오죽하면 1998년 폭동 당시에는 자력으로 막아내고 사업체를 지켜내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그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젠 갈수록 상황은 보다 복잡 다변화해 극단주의 강경세력은 자국민 우선주의를 표방하고, 인도네시아 보수층의 외국인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으로 치닫는 상황으로 전개되어가고 있다. 또한 현재까지 잔존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400여 IS 전쟁 참가자들 그리고, IS추종 테러집단이 갈수록 무력화 세력화되어가고 있어 인도네시아는 자연재해에 더해 정치적으로도 더더욱 고위험지대로 변모해가고 있다.
이제 인도네시아 3만 한인동포 2,000여 기업체에 대한 안전대책 메뉴얼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것은 이러한 까닭에서이다.
저임금을 찾아 지방으로 오지로 내려간 500여 한인동포 기업들은 재연재해와 극단주의세력에 한층 더 고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특별기나 전세기 급파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재난보호청과 대테러반과의 공조로 지역별 동포 구출시스템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시급한 현안으로 부상했다. 자연재해와 테러로부터의 자국민 구출은 황금시간 내에 이루어 져야만 구명의 효과를 발하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부의 뼈아픈 실수로부터 바르게 깨치고 배워서 “재외국민 안전대책” 재점검과 “위기관리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새롭게 정비해서 기존의 재외국민 보호틀에 안주하지 말고 효과적이고도 신속한 자국민 보호 구출 대책을 예비하고 고쳐 만들어 주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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