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노동계, 2027년도 주 최저임금 ‘7.5%~9.5% 인상’ 촉구… 전국 38개 주 연쇄 시위 예고

인도네시아노동조합총연맹(KSPI) 대표 Said Iqbal (Foto: Istime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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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PI “임금 인상이 기업 파산 부르지 않아… 폐업 원인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운영비 부담”

정부 임금 결정 시한 앞두고 지방정부 압박… 퇴직금 기준 현실화 및 외주 규제 개선도 병행 요구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수만 명 규모의 노동자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쇄 시위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인도네시아노동조합총연맹(KSPI)과 노동당은 오는 2026년 10월 15일부터 30일까지 인도네시아 38개 주 전역에서 2027년도 주 최저임금(UMP) 7.5%~9.5% 인상을 촉구하는 집단행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정부가 정한 차기년도 최저임금 고시 시한을 앞두고 노동계의 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 전국 각지의 주지사 집무실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압박이 이어질 전망이다.

11월 1일 고시 시한 앞두고 38개 주지사 집무실 포위… “결정권 있는 지방정부 압박”

사이드 이크발(Said Iqbal) KSPI 총재 겸 노동당 대표는 2026년 10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 계획을 공식화했다.

사이드 대표는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보전하고 생계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투쟁에 돌입한다”며 “10월 15일부터 30일까지 전국 38개 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이번 투쟁은 자카르타 중앙정부만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며, 최저임금 심의 및 결정 권한을 쥔 각 지역 주지사를 직접 겨냥한다. 자카르타 역시 주지사 집무실 앞에서 집중 집회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주 최저임금(UMP)과 주 업종별 최저임금(UMSP)은 법적 효력 발생일(2027년 1월 1일)의 60일 전인 2026년 11월 1일까지 최종 확정·고시되어야 한다. 노동계는 지방정부 및 임금위원회가 상한선을 최종 확정하기 직전인 10월 하반기를 정책 개입의 최적기로 판단하고 총력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상승률·경제성장률·지표 상한선 적용… “하한 7.5%·상한 9.5% 산출”

대통령 노동·복지 특보를 겸임하고 있는 사이드 대표는 이번 요구안(7.5%~9.5%)이 객관적인 거시경제 지표와 법정 산식을 면밀히 검토해 도출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인상안 산정에는 전국 평균 인플레이션율, 전국 평균 경제성장률, 그리고 현행 정부령(PP 2026년 제49호)에 규정된 특정 지표(알파, α)가 반영됐다.

KSPI가 2025년 10월부터 2026년 8월까지의 지표를 분석한 결과, 전국 평균 인플레이션율은 3.20%, 경제성장률은 5.43%로 집계됐다(미발표된 9월 통계청 수치 제외). 여기에 법정 알파 지표 범위(0.5~0.9) 중 최고치인 0.9를 대입하면 전국 평균 인상률은 약 7.7%로 도출된다.

사이드 대표는 “전국 평균 산출치는 7.7% 수준이지만, 상대적으로 성장이 정체된 지역의 현실을 감안해 하한선을 7.5%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상한선 9.5%는 지역 간 심각한 경제 편차를 고려한 조율의 결과다. 일례로 니켈 등 광업 붐으로 경제성장률 20.05%, 인플레이션율 5.8%를 기록한 북말루쿠주의 경우, 가장 보수적인 지표(알파 0.5)를 적용해도 인상률이 12.5%에 육박한다.

이에 대해 사이드 대표는 “지난 10여 년간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로 인상된 전례가 없다는 점과 산업계의 수용 능력을 두루 고려해 상한선을 9.5%로 현실화했다”며 노동계의 요구가 비이성적인 과잉 주장이 아님을 역설했다.

재계 파산 우려 일축… “폐업은 저임금 지역 집중, 본질은 수출 침체와 간접비용”

노동계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임금 인상 발(發) 기업 파산 및 구조조정 우려’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사이드 대표는 통계를 제시하며 “2025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공장 폐업이 가장 빈번했던 곳은 자바틍아(중부 자바), 마잘렝카, 수메당 등 역설적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최저임금이 가장 낮은 지역들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1년간 발생한 대규모 정리해고와 산업 침체의 근본 원인이 임금이 아닌 글로벌 거시환경 악화에 있다고 진단했다. 주로 타격을 입은 섬유·의류·신발 제조업체들은 대표적인 수출 지향형 기업들로, 주요 수출 대상국의 소비 침체와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대외 주문이 급감한 것이 실적 악화의 결정타였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산업용 가스 및 유류(BBM) 가격 급등, 고물류비 등 원자재와 운영비 전반에 걸친 구조적 고비용이 기업 채산성을 악화시켰다고 진단했다. 기업이 급증한 생산 간접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고용 축소로 대응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이드 대표는 “모든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의 임금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며 “정부와 경영계는 기본공제(PTKP) 소득세 개편, 부가가치세(PPN) 환급, 통관·물류비 인하, 납기 준수 시스템 정비 등 간접비용(Overhead Cost)을 낮추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근본적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법제 개정 요구도 병행… 퇴직금 정상화 및 외주 근로 규제 강화 촉구

한편, 이번 연쇄 시위에서 KSPI와 노동당은 최저임금 쟁취 외에도 노동조건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노동계는 현행 정부령(PP 2021년 제35호)의 전면 대체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현행법상 법정 기준의 0.5배까지 감액 지급할 수 있도록 허용한 퇴직금 규정을 문제 삼으며, 최소 법정 기준 1배 이상의 지급을 법적으로 의무화할 것을 고용노동부에 촉구했다.

이와 함께 노동부령(2026년 제6호)의 아웃소싱(외주·파견 근로) 허용 범위를 강력히 규제하는 새 법령 제정도 요구 대상에 포함됐다. 사이드 대표는 “파견·외주 직종을 극히 엄격하게 제한해 명확한 원·하청 고용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며 “노동자가 신분 보장, 단결권, 퇴직금 수급권 등 법이 보장한 권리를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 허점을 즉각 메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월 1일 고시 시한을 보름여 앞두고 시작되는 이번 노동계의 38개 주 총력 투쟁으로 인해, 임금 인상 폭과 제도 개편을 둘러싼 인도네시아 노·사·정 간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