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의무화 2026년 10월 18일 강행… 경제학계 “제도적 보완 시급”

인도네시아 할랄 로고 및 할랄 인증서 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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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2026년 10월 18일 예정대로 시행 방침 재확인
– 경제학계, 보편적 의무화에 따른 부작용 경고… ‘비할랄 표시제’ 도입 및 단계적 집행 제언
– 심사 역량 격차 해소, 상류 부문 일괄 인증 등 실효성 있는 거버넌스 구축 촉구

(자카르타=한인포스트) 2026년 10월 18일부터 인도네시아 내 영세 및 중소기업(UMK) 제품을 대상으로 한 할랄 인증 의무화 제도가 전면 시행된다. 이번 조치는 「할랄 제품 보장에 관한 법률(2014년 제33호)」 및 「할랄 제품 보장 분야 운영에 관한 정부령(2024년 제42호)」에 의거한 것으로, 자국 내 유통 제품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제도 도입 취지와는 별개로, 경제학계에서는 자본과 행정 역량이 취약한 영세·소상공인(UMKM)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집행이 시장에 심각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연일 제기하고 있다.

CELIOS “보편적 의무화 재검토 필요… ‘비할랄 표시제’ 대안 제시”

경제법률연구센터(CELIOS)의 나일룰 후다(Nailul Huda) 소장은 서면 성명을 통해 영세 사업자의 현장 여건을 무시한 할랄제품보장법(UU JPH)의 획일적 적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후다 소장은 “인구 대다수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의 사회적 특성상 일상에서 할랄 식품을 접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용이하다”며 “모든 영세·소상공인의 제품에 인증을 강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예외적인 비할랄(non-halal) 식품에 별도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식이 시장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고비용과 복잡한 행정 절차를 수반하는 현행 인증 구조가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거대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망이 복잡하고 원재료의 ‘할랄 임계점(critical point)’ 관리가 엄격히 요구되는 일반 가공식품과 단순 가공 형태의 영세 사업자 제품을 동일 선상에서 규제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후다 소장은 문제의 근본 원인을 ‘모든 유통 제품의 할랄 인증 의무화’ 조항에서 찾으며, 제도 시행을 유예하는 한편 제품군 및 사업 규모별 위험도에 따라 인증 체계를 세분화하는 등 근본적인 제도 재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복잡한 공정을 수반하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유지하되, 영세 사업자에게는 규제 준수와 사업 영속성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는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CORE “인증 비용보다 무서운 간접 규제 비용… 집행 기관 역량 확충 선행돼야”

인도네시아 경제개혁연구소(CORE)의 유수프 렌디 마닐렛(Yusuf Rendi Manilet) 연구원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정교한 거버넌스와 단계적 이행 설계를 촉구했다. 유수프 연구원은 “소비자에게 신뢰를 제공한다는 제도 본연의 취지는 긍정적이나, 현장 집행 체계가 영세 사업자의 현실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규정 준수에 따르는 부담이 단순 발급 수수료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집중 조명했다. 사업자들은 사업자인증번호(NIB) 발급, 원자재 수급 경로 문서화, 복잡한 서류 구비, 납품업체 조정은 물론, 상황에 따라 생산 라인 분리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유·무형의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특히 이러한 규제 준수 비용은 고정비용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매출 규모가 작은 영세 사업자에게는 치명적인 재정적 압박으로 귀결된다는 분석이다.

행정 집행 기관의 물리적 처리 역량 한계도 시급한 해결 과제로 지목됐다. 유수프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당초 2024년 목표치 달성을 위해 요구된 일평균 인증 발급 건수는 약 10만 2,000건에 달했던 반면, 당시 집행 기관의 실제 처리 능력은 일 2,678건 수준에 불과했다. 유수프 연구원은 이러한 거대한 격차를 좁히지 않은 채 의무화를 강행할 경우 행정 공백과 사업자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유수프 연구원은 ▲공식 인증, ▲자가 선언(Self-declaration), ▲성분 표기 의무화로 이어지는 ‘위험도 기반 3단계 체계’ 도입을 제안했다. 아울러 도축장 및 원자재 공급 시설 등 상류(Upstream) 부문에 대한 사전 인증을 통해 하류(Downstream) 영세 사업자의 중복 심사를 대폭 감면하고, 수입 원자재의 신속 처리(패스트트랙) 및 해외 공인 인증 상호 인정 제도를 확충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컨설팅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저위험 영세 사업자에 대해서는 행정 처분을 유예하는 등 연착륙을 유도하는 제도적 완충 장치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연기 없이 10월 18일 시행… 사업자 보호 세부 지침 마련 및 사칭 사기 주의 당부”

학계의 우려와 유예 요구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할랄제품보장청(BPJPH)은 2026년 10월 18일부로 제도를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공고히 했다. 다만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영세·소기업, 수입품, 특정 원자재 등을 포괄하는 세부 맞춤형 지침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아흐마드 하이칼 하산(Ahmad Haikal Hasan) BPJPH 청장은 “본 정책은 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고 비례성의 원칙에 입각하여 균형 있게 집행될 것”이라며, “기업의 영속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소비자 신뢰와 비즈니스 안정성을 동시에 도모하기 위해 지도·육성 및 사후 감독 체계를 중심으로 제도를 안착시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이칼 청장은 제도 시행을 앞두고 BPJPH를 사칭한 신종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업계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공무원을 사칭해 미인증에 대한 벌금 부과나 행정 제재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거나, 고액의 대행 수수료를 편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BPJPH는 할랄 인증 절차 및 법적 의무 사항에 관한 모든 공인 정보는 공식 웹사이트(bpjph.halal.go.id)를 통해서만 공지되므로 비공식 채널을 통한 금전 요구에 일절 응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2026년 10월 18일 전면 시행을 앞두고 정부의 확고한 집행 의지와 경제학계의 속도 조절론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영세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면서도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정교한 보완책 마련이 향후 인도네시아 경제 정책의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Tya Pramadania 법무기자. Kamilia Octaviani 기자. Fajar 편집 기자, AI경영센터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