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사회 10대 뉴스

인도네시아의 온라인 오토바이 택시(Ojol, 오졸) 시위

부패·실업·불평등의 늪… 인도네시아 국민 옥죄는 ‘3대 불안’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최근 발표한 ‘세계의 우려(What Worries the World)’ 보고서. 2025.12.12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동남아시아의 경제 대국 인도네시아가 심각한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사회적 불안감이 위험 수위에 다다르며, 국가 성장 동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고질적인 ‘부패’와 ‘실업’, 그리고 심화되는 ‘사회적 불평등’이 인도네시아 사회를 옥죄는 3대 핵심 리스크로 부상했다.

◇ “국가 발전의 적은 내부에”… 압도적 1위 ‘부패’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최근 발표한 ‘세계의 우려(What Worries the World)’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외부의 경제 충격보다 내부의 구조적 병폐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인도네시아 성인 1,000명을 포함해 전 세계 30개국 2만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인도네시아 응답자의 무려 68%는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부패’를 지목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일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사회적 이슈보다도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대다수 국민이 만연한 부패가 공공 정책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방해하며, 결과적으로 국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정치 및 관료 사회의 투명성 제고 없이는 국민의 신뢰 회복이 요원하다는 점을 방증하는 결과다.

◇ ‘일자리 없는 미래’… 청년층 덮친 고용 한파
부패에 이어 인도네시아 국민들을 잠 못 들게 하는 두 번째 우려 사항은 ‘실업(55%)’이었다. 정부가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고용 시장은 여전히 냉랭하다는 평가다.

◇ 깊어지는 양극화의 골… 사회 갈등의 불씨
세 번째 핵심 우려는 ‘사회적 불평등(47%)’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빈부 격차 해소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으며, 더욱 심각한 것은 응답자의 80%가 이러한 불평등이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이라고 지목했다는 점이다.

◇ 소비 심리 급랭… 실물 경제로 전이되는 불안
이러한 사회적 불안감의 증가는 실물 경제 심리 위축으로 직결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두 달 사이 인도네시아의 소비자 신뢰 지수는 9.6포인트나 급락했다. 10월 들어 지수가 6포인트 소폭 반등하며 기술적인 회복세를 보였으나, 기저에 깔린 개인 재정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현지 경제 전문가는 “이번 조사 결과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구조적인 사회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정부는 부패 척결을 통한 신뢰 회복과 더불어,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그리고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 안전망 확충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인도네시아 ‘초대형 지진’ 공포… 최첨단 ‘지각 변동’ 감시망으로 맞선다

순다해협 규모 9.0의 초강력 지진 모의훈련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전 세계 지진학계가 ‘불의 고리’ 인도네시아를 향해 초대형 지진인 ‘메가스러스트(Megathrust)’ 발생 가능성을 잇달아 경고하고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대재앙의 공포 속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학계는 위성항법시스템(GNSS)을 활용한 정밀 지각 변동 감시 체계를 최적의 재난 완화 솔루션으로 채택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특히 최근 열린 국제 웨비나에서는 일본의 난카이 해구 지진 연구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인구 밀집 지역인 자카르타 수도권 등의 단층 활동을 조기에 포착하려는 구체적인 전략이 논의되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대지진의 은밀한 전조, ‘슬로우 슬립’을 잡아라
지난 2일,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BRIN) 재난연구센터 주최로 열린 ‘제5회 지질재해 웨비나(Geohazard Webinar #5)’는 ‘GNSS를 활용한 지질재해의 이해’를 주제로 뜨거운 논의의 장이 되었다.

BRIN 기후대기연구센터 초빙 연구원이기도 한 헤키 교수는 “과거 일본 지진 관측 데이터는 이러한 미세 지각 변동이 차기 대지진의 트리거(Trigger)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인도네시아 역시 멘타와이, 자바, 발리, 롬복, 말루쿠 등 지진 위험도가 높은 활성 섭입대 지역에 지상 GNSS 네트워크는 물론 해저 측지 기술까지 총동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자카르타 발밑이 흔들린다… 연간 3mm 이동 확인
이날 웨비나에서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하는 구체적인 데이터도 공개되었다. 반둥공과대학(ITB) 엔드라 구나완(Endra Gunawan) 부교수는 GNSS 슬립률(slip-rate) 분석 기법을 자카르타 단층에 적용한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구나완 부교수는 “정밀 GPS 기반 분석 결과, 자카르타 남부 단층에서 연평균 약 3mm의 지각 이동이 꾸준히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3mm라는 수치는 미미해 보일 수 있으나, 지질학적 관점에서는 거대 도시 지하에 지진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위험 신호다.

◇ “데이터 통합만이 살 길”… 국가적 방재 시스템 고도화 주문
인도네시아 지리정보청(BIG)의 무하마드 알 카우차르(Muhammad Al Kautsar) 연구원은 GNSS 상시관측소(CORS) 네트워크의 운용 현황을 설명하며 데이터 통합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번 웨비나는 GNSS라는 첨단 과학기술이 인도네시아의 지진 방재 정책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러한 학계의 고언을 받아들여, 과학 기술에 기반한 빈틈없는 지진 감시망을 구축해낼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자카르타주, “세계 과밀 도시 1위” 유엔 통계 반박… “위성도시 이동 합산”

유엔 보고서 “자카르타 인구 4200만 명” 발표에 주정부 즉각 해명 나서
“실제 행정 인구는 1100만 명 불과… 수도권 8개 도시 이동 포함”
자카르타 과밀화 문제와 신수도 ‘누산타라’ 이전 당위성 재조명

자카르타 중심부에 있는 호텔인도네시아 분수대.

(자카르타= 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의 심장부인 자카르타가 최근 국제연합(UN) 보고서에서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 1위’로 지목된 가운데, 자카르타 주정부가 해당 통계의 산정 기준에 오류가 있다며 공식 반박에 나섰다.

주정부 측은 유엔의 수치가 실제 거주민뿐만 아니라 인근 위성도시에서 유입되는 막대한 유동 인구를 합산한 결과라며 통계 해석의 주의를 당부했다.

28일 일간지 콤파스(Kompas) 등에 따르면, DKI 자카르타 주정부는 최근 유엔이 발표한 ‘2025 세계 도시화 전망: 결과 요약(World Urbanization Prospects 2025: Summary of Results)’ 보고서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자카르타의 인구를 약 4,200만 명으로 추산하며 세계 1위 과밀 도시로 분류했고, 방글라데시 다카(약 4,000만 명)와 일본 도쿄(3,300만 명)가 그 뒤를 잇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치코 하킴(Chico Hakim) DKI 자카르타 주지사 공공소통 담당 특별보좌관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공식 브리핑을 통해 “4,200만 명이라는 숫자는 이른바 ‘자보데타벡(Jabodetabek)’으로 불리는 수도권 광역 생활권 내 8개 위성도시 인구를 모두 포함한 것”이라며 “매일 아침 경제활동, 학업, 의료 서비스 등을 위해 자카르타로 진입하는 수백만 명의 유동 인구가 통계에 반영되면서 수치가 과다 계상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카르타 주정부가 지목한 8개 위성도시는 ▲보고르시(Kota Bogor) ▲보고르군(Kabupaten Bogor) ▲데폭(Depok) ▲땅어랑시(Kota Tangerang) ▲땅어랑군(Kabupaten Tangerang) ▲남땅어랑(Tangerang Selatan) ▲브카시시(Kota Bekasi) ▲브카시군(Kabupaten Bekasi) 등이다.

주정부는 주장의 근거로 구체적인 행정 데이터를 제시했다. DKI 주정부가 인용한 2025년 상반기 인구민방위국(Dukcapil) 정제 자료에 따르면, 주민등록번호(NIK)를 기준으로 한 자카르타의 공식 거주 인구는 11,010,514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통계 논란이 자카르타가 직면한 ‘메가시티’로서의 구조적 한계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록 행정 인구는 1,100만 명 수준이지만, 낮 시간대 체감 인구 밀도와 교통 체증, 환경 오염 등 도시 문제는 이미 4,000만 명 규모의 거대 도시권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엔 통계 해프닝은 자카르타가 단순한 행정 구역을 넘어선 초거대 광역 도시권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국제적으로 확인시켜 준 사례”라며 “향후 자카르타의 도시 재생과 신수도 누산타라의 성공적인 안착이 인도네시아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기후 변화 덮친 자카르타, ‘호흡기 비상’… 적응 낯선 외국인 각별한 주의 요망

▲비오는 날 마스크를 쓰고 자카르타 모나스 타워 단지를 걷고 있는 시민. 사진. 한인포스트 AI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가 최근 널뛰는 날씨 변화와 대기질 악화로 인한 ‘급성 호흡기 감염증(ISPA, Infeksi Saluran Pernapasan Akut)’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250만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하며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현지 기후와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교민 및 외국인 체류자들의 각별한 건강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자카르타 주 보건국(Dinkes)이 최근 발표한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자카르타 지역 내에서 보고된 ISPA 누적 환자 수는 2,534,781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단순한 계절성 질환의 유행을 넘어선 수치로, 보건 당국은 기후 변화에 따른 극심한 날씨 변동과 악화된 대기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시민들의 호흡기 면역 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현지 환경 낯선 외국인, ‘건강 사각지대’ 우려
문제는 이러한 환경적 요인이 현지인보다 인도네시아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변화무쌍한 날씨 패턴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자카르타는 우기와 건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등 기상이변 현상이 잦아지며 낮에는 폭염이, 밤에는 기습적인 호우가 쏟아지는 날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면역력이 약한 외국인 거주자들에게 호흡기 점막의 건조나 염증을 유발하기 쉽고, 단순 감기로 오인하여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크다.

현지의 한 의료 전문가는 “한국인 등 외국인 환자들의 경우, 초기에는 가벼운 목감기나 알레르기 증상으로 생각하고 약국에서 산 일반의약품에 의존하다 증상을 키워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자카르타의 ISPA는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등 환경적 독소 요인이 결합된 경우가 많아, 현지 풍토병에 대한 면역이 없는 외국인은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보건당국, “마스크 착용·손 씻기 등 기본 수칙이 1차 방어선”
아니 루스피타와티(Ani Ruspitawati) 자카르타 주 보건국장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하며 전 시민을 대상으로 ‘깨끗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PHBS)’의 철저한 준수를 촉구했다.

[자카르타 보건국(Dinkes) 제시 주요 행동 요령]
▲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생활화 ▲ 발열 및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 시 마스크 필수 착용 ▲ 미세먼지 농도가 높거나 대기질 악화 시 불필요한 외출 자제 및 KF94 등급 이상 마스크 착용 ▲ 기침 시 옷소매로 입과 코 가리기 등 기침 예절 준수 ▲ 하루 2리터 이상의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으로 면역력 강화 ▲ 65세 이상 노약자 및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예방접종 적극 참여 ▲ 호흡기 증상 발생 시 자가 진단 대신 즉시 의료기관 방문 및 전문의 진료

자카르타 빗물서 미세플라스틱 다량 검출… “우천 시 마스크 착용” 권고
지난 10월 28일 부디 구나디 사디킨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은 프라모노 아눙 자카르타 주지사와 긴급 회동을 가진 뒤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자카르타 지역 빗물 오염에 따른 시민 건강 보호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BRIN)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른 후속 대응이다.

BRIN은 2022년부터 진행한 자카르타 대기 및 강수 정밀 조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연구를 총괄한 무하마드 레자 코르도바 수석 연구원은 “조사 기간 수집된 자카르타 지역의 모든 빗물 샘플에서 예외 없이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며 “이는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부디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유입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시민들에게 우천 시 외출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인도네시아, 13개 활성 메가스러스트에 포위…기상청, 지진 쓰나미 또 경고

자바 남부 해안, 최대 34m 쓰나미 가능성… 정부, 재난 대비 태세 강화 촉구

2024년 8월 11일 기상청 BMKG는 메가트러스트 먼타와이(Megahtrust Mentawai) 지진과 순다 해협(Sunda Strait) 지진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예고했다.

【자카르타= 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가 국토 전역을 둘러싼 13개의 활성 메가스러스트(초대형 충상단층·Megathrust) 로 인해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 위험에 직면했다는 공식 경고가 나왔다.

특히 인구 밀집 지역인 자바섬 남부 해안에 파괴적인 쓰나미(Tsunami) 가 닥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인도네시아 사회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Badan Meteorologi, Klimatologi, dan Geofisika) 은 최근 공식 발표를 통해 인도네시아가 13개의 활성 메가스러스트 지점에 의해 포위된 형국이라고 밝히며 국민들의 각별한 주의와 철저한 재난 대비를 당부했다.

■ 세계 최대 ‘지진 화약고’ 위에 선 인도네시아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인도네시아는 지질학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다. 거대한 지각판(Lempeng Tektonik) 인 인도-호주판, 유라시아판, 태평양판이 만나는 접점에 있어 수마트라에서 파푸아에 이르기까지 국토 전역이 지진의 위협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

BMKG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주변 6개의 주요 섭입대에 걸쳐 총 13개의 메가스러스트 구역이 분포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규모 8.5를 넘어서는 초강력 지진(Gempa Bumi) 을 일으킬 잠재력을 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마트라섬 북단 아체-안다만 구역은 잠재 지진 규모가 최대 9.2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어, 2004년 아체 대지진과 쓰나미의 악몽을 상기시키고 있다.

그 외에도 ▲수마트라 서부 믄타와이 구역(규모 8.9)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 순다 해협(규모 8.7) ▲자바섬 남부(규모 8.7) 등 주요 인구 밀집 지역 인근 해역이 모두 초강력 지진의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에너지 응축된 ‘지진 공백역’, 시한폭탄 되나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대지진이 발생하지 않아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는 ‘지진 공백역(Seismic Gap)’ 에 주목하고 있다. 1797년 마지막 대지진 이후 200년 넘게 잠잠한 믄타와이-시버룻 구역이나 1757년이 마지막 기록인 순다 해협 메가스러스트 등은 그동안 쌓인 에너지가 한꺼번에 방출될 경우 상상 이상의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과거 연구에서는 해당 지역에서 메가스러스트 지진 발생 시 최대 34m 높이의 쓰나미가 해안을 덮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러한 경고는 단순한 예측을 넘어 지질학적 증거에 기반한다. 자바 남부 해안에서 발견된 고대 쓰나미 퇴적물 연구 결과, 약 400년, 1000년, 1800년 전 대형 쓰나미가 발생했던 흔적이 확인되었다.

이는 약 600~800년 주기로 대규모 쓰나미가 반복되었음을 시사하며, 마지막 대형 쓰나미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는 점에서 현시점의 위험성을 뒷받침한다.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이번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국가 재난 대응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는 한편, 특히 위험에 노출된 연안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피 훈련과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할 방침이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인도네시아 아동, 5명 중 1명 아버지 없는 양육… “국가 위기”

11월 12일 아버지 날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녀 양육 과정에서 아버지의 역할 부재(Tanpa Peran Ayah)를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대적인 정책을 추진한다.

국가인구가족계획청(BKKBN)은 아버지의 적극적인 양육 참여를 통해 건강한 미래 세대를 육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인도네시아 모범 아버지 운동(Gerakan Ayah Teladan Indonesia, 이하 GATI)’을 공식 출범시키며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 심각한 ‘아버지 부재’ 실태… 국가 미래의 ‘잠재적 위협’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인도네시아 아동들이 처한 심각한 양육 환경에 대한 우려가 자리한다. 2021년 유니세프(UNICEF)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전체 아동의 20.9%가 아버지 없이 성장하고 있다.

이는 아동 약 5명 중 1명이 이혼, 사별, 해외 근무, 장거리 통근 등 현실적 이유로 아버지와 일상적인 교류 없이 살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아버지 부재가 아동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 발달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이라고 경고한다.

문제의 심각성은 인도네시아 통계청(BPS)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같은 해 조사 결과, 0~5세 영유아 중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에게 공동 양육받는 비율은 37.17%에 불과했다. 가정이 아동의 인격과 가치관이 형성되는 첫 교육 기관임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수치다.

위하지(Wihaji) BKKBN 청장은 지난 7월 10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버지는 단순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경제적 부양자를 넘어, 자녀의 정서적·사회적·인지적 발달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주체”라며, “자녀 양육에서 아버지의 참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서 BKKBN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GATI 프로그램은 자녀 양육과 청소년 지도 과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고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양육 문화를 개선하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동등한 책임을 지는 성평등한 양육 환경을 조성해 정신적으로 강인하고 회복탄력성 높은 미래 세대를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작은 압박이나 어려움에도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이른바 ‘딸기 세대’ 현상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대응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위하지 청장은 “GATI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해법”이라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균형 잡힌 역할을 수행하는 건강한 가정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이끌어갈 ‘황금 세대(Generasi Emas)’를 우리 모두의 손으로 함께 길러내자”고 당부했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이번 대대적인 캠페인이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가부장적 인식을 바꾸고, 가정 내 아버지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인도네시아, ‘쓰레기 비상사태’ 선포… 연간 3,500만 톤 폐기물로 국가적 위기 직면

축구장 16,500개 면적의 쓰레기, 환경·보건 문제를 넘어 국가 에너지 안보 해법 모색
‘쓰레기 에너지화(WTE)’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 지정… 신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

자카르타 홍수로 발생된 쓰레기

인도네시아가 연간 3,500만 톤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쓰레기로 인해 국가적 비상사태에 직면했다고 선언했다.

이는 축구장 16,500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규모로, 심각한 환경오염과 국민 보건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쓰레기 에너지화(Waste to Energy, WTE)’를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 지정하고 문제 해결에 나섰다.

지난 2025년 9월 30일(화) 위스마 다난타라에서 열린 ‘WTE 국가 조정 회의’에서 인도네시아 투자청(BPI) 산하 공기업 다난타라(Danantara)의 로산 로슬라니 CEO는 “인도네시아의 쓰레기 비상사태는 수도 자카르타를 넘어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하며 위기 상황을 공식화했다.

발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61%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무단으로 투기되거나 노천에서 소각되고 있다.

체계적으로 수거, 분류, 처리되는 쓰레기는 38%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최종처리장(TPA)에 매립된 쓰레기는 썩는 과정에서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가스를 대량 배출하며, 이는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쓰레기 문제는 단순한 환경오염을 넘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보건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로슬라니 CEO는 최종처리장 인근 주민들의 건강 피해 실태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천식 발병률이 최대 40%, 설사 발병률은 72%나 높았다. 또한 뎅기열 발병률은 7배, 선천적 장애 위험은 33%, 두경부 기형 발생률은 최대 70%까지 증가하는 등 충격적인 결과가 보고됐다.

더 나아가 최종처리장은 화재나 산사태와 같은 사회적 재난의 진원지가 되기도 한다. 로슬라니 CEO는 과거 쓰레기 매립장 붕괴로 157명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인 사고를 언급하며, 현재의 처리 방식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다난타라는 쓰레기를 소각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WTE’ 프로그램을 33개 정부 전략 프로젝트 중 하나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산적한 폐기물을 처리해 환경 및 보건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생산된 전력을 국가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장기적인 해결책이다.

로슬라니 CEO는 “쓰레기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신재생에너지로의 신속한 전환을 의미한다”며, “이는 2060년 넷제로(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자, 인도네시아가 직면한 쓰레기 비상사태에 대한 가장 확실한 해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이번 발표로 인도네시아의 쓰레기 문제 해결과 에너지 전환 정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인도네시아 뒤흔든 ’17+8 국민 요구안’, 저항의 상징으로 분홍·녹색 물결

소셜 미디어, 프로필 사진 변경 운동으로 ‘용감한 분홍’과 ‘영웅의 녹색’ 확산
정부·국회·경찰 등 국가기관 전반에 걸친 강력한 개혁 요구 담겨

전인도네시아 대학생 총연합회(BEM SI)는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17+8개 국민 요구안 (17+8 Tuntutan Rakyat)’을 국회에 전달하면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9.4 동영상 발췌

과격 시위가 중단되면서 최근 인도네시아 소셜 미디어가 저항의 상징으로 분홍색과 녹색의 물결로 뒤덮이고 있다.

X(구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주요 플랫폼 이용자들이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이 두 가지 색상으로 일제히 변경하며,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현재 디지털 공간에서 거세게 확산 중인 ’17+8 국민 요구안(17+8 Tuntutan Rakyat)’ 운동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시위 진압 병력 앞에서 홀로 용감하게 맞섰던 여성 시위 참가자 ‘아나’ 씨의 히잡 색에서 유래했다. 레비나는 콤파스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아나 씨는 자신의 신념을 위해 싸웠으며, 이는 사회 모든 계층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한편, 녹색은 ‘영웅의 녹색(Hero Green)’으로 불린다. 이 색은 시위 도중 기동경찰(Brimob)의 전술 차량에 치여 사망한 오토바이 택시 기사 아판 쿠르니아완의 헬멧 색상에서 가져왔다.

국가 대개혁 요구… ’17+8 국민 요구안’의 핵심 내용
’17+8 국민 요구안(17+8 Tuntutan Rakyat)’은 크게 ▲프라보워 대통령 ▲국회(DPR) ▲정당 ▲경찰청(Polri) ▲국군(TNI) ▲경제 부처 등 국가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한 17개의 단기 요구안과, 2026년까지 이행해야 할 8개의 장기 개혁 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 사회 전반에 걸친 총체적이고 구조적인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다.

미래를 위한 장기 개혁… ‘부패 자산 몰수법’ 제정 등 8대 과제
단기 요구안과 더불어, 2026년 8월 31일까지 이행해야 할 8대 장기 개혁 과제도 제시되었다. 여기에는 ▲국회 대대적 숙정 ▲정당 개혁 및 행정부 감시 기능 강화 ▲공정한 조세 개혁 ▲부패 자산 몰수법 제정 및 부패방지위원회(KPK) 독립성 강화 ▲경찰 및 국군 조직 개혁 ▲국가인권위원회(Komnas HAM) 등 독립 감독기구 강화 ▲경제·노동 정책 재검토 등이 포함되어, 인도네시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17+8 국민 요구안’ 운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결집하고 확산하며 인도네시아 정부와 정치권에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분홍색과 녹색으로 상징되는 이 시민들의 목소리가 단순한 외침으로 그칠지, 아니면 인도네시아 사회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거대한 전환점이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편집부)

 

인도네시아 결혼 148만 건으로 급감, 10년 내 최저

조혼감소보다 Z세대 세대의 가치관 변화

결혼카드

인도네시아의 2024년 결혼 건수가 148만 건으로 집계되며 지난 10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6.3% 감소한 수치로, 2013년 221만 건을 정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인구가족계획국(BKKBN)의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결혼 건수 감소에는 교육 수준, 재정 상태, 거주 지역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교육 수준과 경제적 지위가 높고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일수록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조혼 추세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8세 미만 여성의 결혼 비율은 2015년 12.14%에서 2020년 10.35%로 꾸준히 감소했다. 이는 정부의 조혼 방지 노력과 사회적 인식 변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여전히 인도네시아 여성의 절반가량(약 50%)은 19-24세에 결혼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8.16%가 10-15세에 결혼한 것으로 나타나 조혼 문제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결혼 건수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이다. 이들은 결혼을 서두르기보다는 개인적인 성장과 경력 개발을 우선시하며, 결혼을 연기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결혼 건수 감소는 인도네시아의 사회 및 인구 통계학적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출산율 저하, 인구 고령화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관련 기관은 결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변화하는 젊은 세대의 요구와 열망을 반영한 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교육 기회 확대, 경제적 자립 지원, 조혼 예방 교육 강화 등 다각적인 접근 방식이 요구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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