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3% 가나?? ‘깜깜이’ 연말 발표… 외투 기업, 경영 불확실성에 ‘전전긍긍’

▲2025년 인도네시아 최고 최저임금 지역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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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연내 발표 목표” vs 현장 “사업계획 수립 마비”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지연… 韓 기업 등 외국계 투자 심리 위축 우려

노동계 “정치적 셈법 의심” 반발 속 산업 현장 혼란 가중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인도네시아 정부가 2026년도 최저임금 발표를 법정 시한을 넘겨 연말까지 미루겠다고 확정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 기업(FDI)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통상 11월에 마무리되던 임금 결정이 해를 넘기기 직전까지 지연됨에 따라, 내년도 예산 수립과 노사 협상을 앞둔 글로벌 기업들이 ‘시계제로’의 경영 환경에 놓이게 됐다는 지적이다.

◆ “예측 가능성 사라졌다”… 외국계 기업, 투자 리스크 호소

인도네시아 노동부는 지난 14일, 2026년도 주 최저임금(UMP)을 2025년 12월 31일 이전에 확정·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안샤 누르(Afriansyah Noor) 노동부 차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 및 정치적 안정을 고려해 최적의 발표 시기를 조율 중”이라며 늦어도 연말 전에는 발표가 이루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늑장 대응’은 현지 경영 환경의 예측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11월 말이면 결정되던 최저임금이 12월 중순이 넘도록 확정되지 않으면서, 한국 기업을 포함한 다수의 외국계 제조 기업들은 2026년도 인건비 예산 책정과 제품 원가 산정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한 외국계 봉제업체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매력은 풍부한 노동력이었으나, 해마다 반복되는 최저임금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과 지연 사태는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주원인”이라며 “본사에 내년도 경영 계획을 보고해야 하는 시점에 인건비 가이드라인조차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정부 “신중한 접근” vs 재계 “경영 불확실성 가중”

정부 측은 이번 발표 지연의 배경으로 ‘행정 절차의 완결성’과 ‘사회적 합의’를 내세우고 있다. 야시에를리(Yassierli) 노동부 장관은 “임금 산정의 근거가 되는 정부령(PP) 개정이 완료되지 않았고, 일부 지역의 재난 상황과 정치적 파장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정부는 12월 셋째 주, 늦으면 마지막 주에 발표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재계는 정부의 이 같은 설명이 기업 현장의 고충을 외면한 처사라고 비판한다. 인도네시아 경영자총협회(Apindo) 밥 아잠(Bob Azam) 고용부문 위원장은 “도대체 어떤 내부적인 문제가 있기에 결정이 이토록 늦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발표 지연은 기업의 연초 근로계약 갱신과 예산 집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며, 이는 곧 외국인 투자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숩찬 가톳(Subchan Gatot) 위원장 역시 “연말에 임박해 내려지는 급작스러운 결정은 기업들에게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아 비용 급증이라는 충격을 줄 것”이라며 “이는 근로자 복지와 경제 안정이라는 제도의 취지마저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노동계 “정치적 시간 끌기 아니냐”… 노사 갈등 뇌관

노동계의 시선 또한 곱지 않다. 전국노동조합연맹(KSPN) 리스타디(Ristadi) 위원장은 “정부가 대통령 측근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고의로 발표를 미루는 ‘시간 끌기’ 전략을 쓰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앙 정부의 최저임금(UMP) 발표가 늦어질수록, 각 지방 정부가 지역별 물가와 특성을 반영해 책정해야 하는 시/군 최저임금(UMK) 산정 시간은 물리적으로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졸속 행정으로 이어져 노사 양측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노동계의 지적이다.

◆ 내년 임금 인상 폭 ‘안갯속’… 3% 인상 시 주요 공단 타격 불가피

현재 노동계는 2026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전년 수준인 6.5%에 달하기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반면, 현지 정보통에 따르면 인상 폭이 3% 내외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만약 인상률이 3%로 확정될 경우, 외국계 기업들이 밀집한 수도 자카르타의 최저임금은 약 555만 8,664 루피아(한화 약 48만 원), 주요 생산 거점인 브카시 시는 약 586만 1,475 루피아(한화 약 51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카라왕 군은 576만 루피아, 수라바야 시는 518만 루피아 수준으로 오르게 된다.

다음은 3% 인상 시 2026년 UMP(최저임금 지역별 기준) 상위 목록:

DKI 자카르타: Rp5.396.761에서 Rp5.558.664로
파푸아: Rp4.285.850에서 Rp4.414.426로
술라웨시남부: Rp3.657.527에서 Rp3.767.253로
리아우제도(케푼타우안 리아우): Rp3.623.654에서 Rp3.732.364로
방카블리퉁: Rp3.876.600에서 Rp3.732.363로
칼리만탄 북부: Rp3.580.160에서 Rp3.687.565로
칼리만탄 동부: Rp3.579.314에서 Rp3.686.693로
칼리만탄 남부: Rp3.496.194에서 Rp3.601.080로
칼리만탄 서부: Rp3.473.621에서 Rp3.577.830로
술라웨시톱(Sulawesi Tenggara): Rp2.073.551에서 Rp3.165.758로

다음은 3% 인상 시 2026년 UMK(지역별 최저임금) 상위 목록:

브카시시: Rp5.690.752에서 Rp5.861.475로
카라왕군: Rp5.599.593에서 Rp5.767.581로
브카시군: Rp5.558.515에서 Rp5.725.271로
DKI 자카르타: Rp5.397.761에서 Rp5.558.664로
데폭시: Rp5.195.721에서 Rp5.351.593로
칠레곤시: Rp5.128.084에서 Rp5.281.927로
보고르시: Rp5.126.897에서 Rp5.280.704로
땅어랑시: Rp5.069.708에서 Rp5.221.799로
수라바야시: Rp5.032.635에서 Rp5.183.618로
미미카군: Rp5.005.678에서 Rp5.155.848로

전문가들은 인상률의 수치도 중요하지만, 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신속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26년 1월 1일 새 임금 체계 시행까지 불과 보름 남짓 남은 시점, 인도네시아 정부의 최종 발표가 외국인 투자 기업들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Tya Pramadania 법무전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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