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내 공원묘지 86% 포화, 신규 매장은 11곳에 불과… 합장·다층 묘지 등 대안 모색 시급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가 인구 과밀과 도시화의 그늘 속에서 심각한 묘지 부족 위기에 직면했다. 현재 추세가 지속될 경우, 향후 3년 안에 더 이상 시신을 안장할 공간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면서, 주정부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자카르타 특별주 조경녹지산림청(Dinas Pertamanan dan Hutan Kota, 이하 Distamhut)은 수도 5개 행정구역에 분포된 총 80개의 공원묘지(Tempat Pemakaman Umum, TPU) 중 약 86%에 달하는 69곳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공식 발표했다.
파자르 사우리(Fajar Sauri) 조경녹지산림청장은 지난 2025년 10월 22일 수요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현재 자카르타 전역에서 즉시 사용 가능한 신규 묘지는 총 118,348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루 평균 약 100구의 시신이 안장되는 통계를 고려할 때, 이는 앞으로 약 3.2년, 즉 3년 남짓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는 수도 자카르타 시민들이 사후 영면할 공간을 찾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신규 매장 사실상 ‘불가’… 가족 묘 합장만 겨우 가능
문제는 단순히 남은 묘지 수에만 그치지 않는다. 현재 새로운 시신을 단독으로 안장할 수 있는 공원묘지는 11곳에 불과해 선택의 폭이 극히 제한적이다.
이미 포화 상태인 69곳의 공원묘지에서는 기존에 조성된 가족 묘 위에 추가로 시신을 안장하는 ‘합장(makam tumpang)’ 방식만 허용되고 있다. 이는 직계 가족의 묘가 없는 시민의 경우, 사실상 수도 내에서의 매장이 불가능에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지속적인 인구 증가와 함께 한정된 토지 문제가 꼽힌다. 자카르타 주정부가 신규 묘지 부지를 확보하거나 기존 묘지를 확장하려 해도,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이 무산되거나 지연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파자르 청장은 “묘지 확장은 필연적으로 거주 지역과 인접하게 되어,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상당하다”며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서부 자카르타에 약 65헥타르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던 프가둥안(Pegadungan) 신규 공원묘지 프로젝트는 부지 정리 및 기반 시설 조성 단계에서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 주정부, ‘다층 묘지’·’외곽 이전’ 등 고육지책 검토
묘지 부족 문제가 행정적 한계를 넘어 사회적 위기로 부상하자, 자카르타 주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프라모노 아눙(Pramono Anung) 자카르타 주지사는 “묘지 부족 문제는 주정부가 직면한 매우 중차대한 과제이며, 시민들의 삶과 직결된 사안으로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 위기 극복을 위해 여러 방안이 다각도로 검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주정부가 고려 중인 주요 대안은 다음과 같다.
1. 다층 묘지(Makam Bertingkat) 도입: 한정된 면적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직 공간을 활용하는 다층 구조의 묘지 시스템 도입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토지 매입의 어려움을 일부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2. 자카르타 외곽 부지 확보: 포화 상태에 이른 자카르타 시내를 벗어나, 보고르, 데폭, 탕그랑, 브카시 등 수도권 외곽 위성도시에 새로운 대규모 묘지 부지를 확보하는 방안이다. 프라모노 주지사는 “일각에서 자카르타 외곽에 묘지를 조성하자는 제안이 있었으며, 현재 심도 있게 숙고 중”이라고 언급했다.
프라모노 주지사는 “이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현안”이라며 “시민들의 의견과 도시의 장기적 발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조만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자카르타의 묘지 위기가 단순히 공간 부족을 넘어, 전통적인 매장 문화와 현대 도시의 공간적 한계가 충돌하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주정부가 어떤 혁신적인 해법을 통해 ‘죽어서도 살 곳 없는’ 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시민들에게 평온한 마지막 안식처를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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