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노력의 부작용

번아웃 현상

RCS 11 서라임

“공부 열심히 해야지”라는 말은 어쩌면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익숙한 주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말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 나머지,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꼭 완벽해야만 해’라는 부담으로 바뀌는 순간, 많은 학생들이 지치기 시작한다.

실제로 한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학업 스트레스와 관련된 번아웃 현상은 점점 흔해지고 있다. 최근 연세대학교의 학업 소진 연구에 따르면, 중학생의 경우 사회적 기대에 의한 ‘사회부과 완벽주의’가 높을수록 자존감은 낮고, 불안과 피로감은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학업 번아웃으로 이어지기 쉬우며, 특히 자기 동기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 대학생들의 완벽주의 성향과 번아웃 간에 뚜렷한 정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완벽을 추구할수록 피로와 무기력감이 커지는 것이다.

한 고등학생은 “시험을 준비하면서 매번 100점을 받아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는데, 한 번이라도 점수가 떨어지면 내가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점점 더 무기력해지고 재미도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은 완벽주의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계획적으로 일하고, 실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는 분명한 강점이다.

하지만 그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자신을 비난하거나 불안에 빠지는 ‘자기 비판적 완벽주의’로 변질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스스로에게 적당한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사회적 지지와 여유 있는 일정 관리, 그리고 실수도 배움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완벽보다는 균형이, 성취보다는 지속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필요한 때다.

열심히 하는 것도, 포기하지 않는 것도 멋지다. 하지만 ‘완벽해야만 해’라는 마음이 나를 망가뜨릴 정도라면, 잠시 멈춰서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자. “나는 누구를 위해 이렇게 애쓰고 있는 걸까?” 그리고 그 답이 ‘나 자신’이 아니라면, 이제는 기준을 조금 바꿔볼 시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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