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름을 펴는 일

반듯하게 살고 싶었다
자주 구겨지는 세상
돌부리 된 말끝에
생채기 난 마음
새소리 명랑한 아침
햇빛 모서리 걸린 달력 위에
느린 숨결로 하루를 펴본다
펴는 일은 지우는 게 아니다
억지로 누르는 것도 아니다
한 땀 한 땀 예민한 곳을 어루만지는 일
따뜻한 숨결로
삶의 주름을 다독이는
가장 묵묵한 시인
펼 수 없는 주름은 없다 믿으며
천천히, 한 글자, 한 줄씩
생의 종이를 밀어내고
뜻을 껴안는다

(후략)

 

시작 노트:

주름을 펴는 일은 어떤 일일까? “한 땀 한 땀 예민한 곳을 어루만지는 일”이라고 시 인을 말한다. 억지로 지우려 한다거나 억지로 누르지도 않는다. 흔히들 예술이 존재하 는 이유로 “생의 상처를 치유하고 재생한다.”라고 하는데, ’상처’의 자리에 ‘주름’을 넣으면 딱 맞아 떨어진다. 그리하여 “따뜻한 숨결로/ 삶의 주름을 다독이는/ 가장 묵 묵한 시인”dl 되는 것이다. 글: 김주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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