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 속 반사이익… 중국 기업 대거 인도네시아 이전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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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 회피 및 거대 내수 시장 겨냥…서부 자바 지역 중심 투자 문의 쇄도
산업용지 가격 20년 만에 최고치 기록, 인프라 및 정책 불확실성은 과제로 남아

[자카르타=한인포스트]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높은 관세를 피하기 위한 대안으로 인도네시아를 새로운 생산 기지로 낙점하고 있다.

특히 거대한 내수 시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인도네시아 산업단지로 중국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현지 산업 지형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관세 장벽이 촉발한 ‘탈중국’ 행렬

최근 중국 기업들의 인도네시아행(行)이 급증한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장벽이다. 현재 미국(AS, Amerika Serikat)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수입 관세는 품목에 따라 30%를 상회하는 반면, 인도네시아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은 19%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관세 차이는 중국 기업들에게 생산 기지 이전을 고려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인도네시아, 특히 수도 자카르타와 인접한 서부 자바(Jawa Barat) 지역의 산업단지에 대한 중국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업용지 컨설팅 회사인 ‘피티 야드 질 인도네시아(PT Yard Zeal Indonesia)’의 설립자 가오 샤오위(Gao Xiaoyu, 가오 샤오위) 대표는 “장난감, 섬유와 같은 전통 제조업부터 전기차와 같은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중국 기업들로부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회의로 쉴 틈이 없고, 산업단지 현장 방문객들로 매우 붐비는 상황”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과 투자 열기

중국 기업들의 수요 급증은 인도네시아 산업 부동산 시장을 직접적으로 견인하고 있다. 2025년 1분기(kuartal I 2025) 산업용 토지 및 창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YoY) 15~25% 급등했으며, 이는 지난 20년 만에 기록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콜리어스 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Colliers International Indonesia)’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산업용지에 대한 문의가 거의 매일 접수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대규모 공장 부지뿐만 아니라, 즉시 생산을 시작할 수 있는 임시 건물이나 임대 창고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한 중국 오토바이 부품 제조업체는 높은 수요로 인해 자카르타(Jakarta)의 사무실 임대료가 전년 대비 43%나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에 4층 건물을 통째로 임차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의 매력: 거대 시장과 성장 잠재력

인도네시아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한 배경에는 관세 회피 목적 외에도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약 2억 8천만 명에 달하는 세계 4위의 인구는 그 자체로 거대한 잠재적 내수 시장을 의미한다. 또한, 2025년 2분기(kuartal II 2025) 5.12%라는 견조한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아세안(ASEAN) 지역 내에서도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세안 전문 컨설팅 기업 ‘데잔 시라 앤 어소시에이츠(Dezan Shira & Associates)’의 아세안(ASEAN) 담당 이사 마르코 포스터(Marco Foster, 마르코 포스터)는 “인도네시아는 인근 경쟁국들이 갖추지 못한 독보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거대한 소비자 인구와 동남아시아(Asia Tenggara)의 중심에 위치한 전략적 입지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꾀하는 기업들에게 최적의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투자부(BKPM)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semester I 2025) 인도네시아에 대한 중국과 홍콩(Hong Kong)의 직접투자(FDI)는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82억 달러(US$8.2 miliar)에 달했다.

관료주의와 정책 불확실성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복잡하고 더딘 관료주의 절차, 일부 지역의 열악한 인프라, 그리고 핵심 부품을 현지에서 조달하기 어려운 미비한 산업 공급망은 여전히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주요 위험 요소로 남아있다.

또한,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의 향후 경제 정책 방향 역시 중요한 변수다. 특히 ‘무료 영양 급식’과 같은 대규모 재정 지출이 예상되는 포퓰리즘 공약이 국가 재정에 미칠 영향과 전반적인 투자 환경의 안정성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 신중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부 자바(Jawa Barat)에 위치한 2,700헥타르(hektare) 규모의 ‘수방 스마트폴리탄(Subang Smartpolitan)’ 산업단지는 최근 미국과 인도네시아 간 새로운 무역 협정 체결 가능성이 제기된 후 중국 투자자들의 문의가 폭주했다.

단지 개발사인 수리야찝따 스와다야(Suryacipta Swadaya) 관계자는 “발표 직후 전화, 이메일, 위챗(WeChat)으로 문의가 쏟아졌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중국에서 온 문의였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미-중 갈등은 인도네시아에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이전 물결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는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과 정책적 안정성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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