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 2025년 6월 인니 자동차 시장, 침체 속 ‘지각 변동’… 중국계 약진 속 현대차 10위권 진입

토요타·다이하츠 양강 체제 유지 속 체리·BYD 등 신흥 강자 급부상…하반기 경쟁 격화 예고

(자카르타=한인포스트) 2025년 6월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도 브랜드 간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며 격렬한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전통 강자인 일본 브랜드들이 굳건히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신흥 브랜드들이 빠른 속도로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자동차 역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시장 전반의 위축, 그러나 꺾이지 않은 소비 심리

인도네시아자동차산업협회(GAIKINDO)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6월 인도네시아의 전국 자동차 도매 판매량(공장 출고 기준)은 총 57,76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4.7% 감소한 수치로, 제조사들이 시장 상황을 관망하며 딜러 재고 관리에 신중을 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같은 기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된 실적을 나타내는 소매 판매량은 61,647대로 전월 대비 0.6% 소폭 증가했다. 도매 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실제 소비자 수요는 유지되거나 소폭 개선된 것이다.

이는 고금리 등 거시 경제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신차에 대한 잠재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소비자 구매력이 전반적으로 압박받는 상황이지만, 각 제조사에서 선보이는 혁신적인 신차와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시장의 활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실질 구매로 이어지는 소매 판매가 버텨주고 있다는 점은 하반기 시장 회복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다”고 분석했다.

굳건한 ‘양강’ 토요타·다이하츠, 그 뒤를 쫓는 일본계 브랜드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의 절대 강자 자리는 여전히 토요타가 차지했다. 토요타는 6월 한 달간 도매 17,819대, 소매 19,824대를 판매하며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재확인했다. 다만, 도매 판매량은 전월 대비 15.2% 감소해 시장 전체의 둔화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토요타 그룹의 자회사인 다이하츠는 도매 9,356대, 소매 10,001대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로써 토요타와 다이하츠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수십 년간 이어온 ‘양강 체제’를 다시 한번 공고히 하며,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갔다.

3위부터 5위까지의 중위권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미쓰비시는 도매 판매량 5,053대로 3위에 올랐고, 스즈키(4,940대)와 혼다(4,179대)가 근소한 차이로 그 뒤를 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소매 판매 실적에서 순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혼다는 5,238대를 판매하며 미쓰비시(5,505대)에 이어 4위를 기록, 스즈키(4,570대)를 앞질렀다.

이는 제조사의 출고량과 별개로 딜러단의 판매 역량과 프로모션 전략이 실제 판매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큰 이변, 중국 브랜드의 ‘돌풍’과 명암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중국 브랜드의 폭발적인 약진이다. 특히 체리(Chery)의 성장이 단연 돋보였다. 체리는 6월 한 달간 도매 판매량을 2,271대까지 끌어올리며 단숨에 6위로 뛰어올랐다.

이는 현지 소비자 취향을 겨냥한 신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현지화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선두주자 BYD 역시 도매 2,079대, 소매 2,172대를 기록하며 상위 10위권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이들 중국 브랜드는 뛰어난 가성비는 물론, 과거와 달라진 품질과 디자인, 첨단 사양을 무기로 일본 브랜드의 아성을 위협하는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했다.

반면, 한때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우링(Wuling)은 6월 도매 판매량이 657대에 그치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뚜렷한 부진을 보였다. 이는 경쟁 심화 속에서 신차 효과가 줄고, 브랜드 간 차별화에 실패한 결과로 분석된다. 중국 브랜드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대차의 조용한 약진, 소매 판매 10위권 진입

한편, 현대자동차는 소매 판매 시장에서 1,721대를 기록하며 10위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이는 인도네시아 현지 생산 체제를 바탕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꾸준히 높여온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도매 판매량 순위가 아닌, 실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소매 판매 순위에서 10위권에 진입했다는 점은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의 기반이 더욱 단단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전용 전기차 모델과 현지 전략형 신차 투입에 따라 더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전통적인 일본 브랜드의 아성에 신흥 중국 브랜드가 강력하게 도전하는 형국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진 만큼, 각 브랜드는 시장 점유율을 지키고 확대하기 위해 하반기에도 혁신적인 신차 출시와 파격적인 가격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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