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동 연구팀, 유전자 및 형태 분석 통해 확인… 학술지 ‘주택사(Zootaxa)’ 게재
서식지 파괴 등 위협 직면, 므라투스 지역의 생태학적 중요성 부각
칼리만탄(보르네오섬) 깊은 숲속에서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송곳니 개구리 2종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발견은 해당 지역의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동시에,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 변화로 인한 토착종 보전의 시급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립연구혁신청(BRIN) 생물계통학·진화연구센터(PRBE)는 아이치 교육대학, 교토대학, 팔랑카라야 대학 등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칼리만탄에서 송곳니 개구리 신종 2종을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과거 ‘림노넥테스 쿨리(Limnonectes kuhlii)’라는 단일 종 복합체로 분류됐던 이 개구리들은, 16S rRNA 유전자를 이용한 분자 분석과 심층적인 형태학적 연구를 결합한 통합적 접근법을 통해 별개의 신종임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각각 ‘림노넥테스 마안야노룸(Limnonectes maanyanorum sp. nov.)’과 ‘림노넥테스 누산타라(Limnonectes nusantara sp. nov.)’로 명명했다.
이번 발견은 칼리만탄의 양서·파충류 다양성을 기록하고, 특히 므라투스 산악 지역이 토착종 보전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연구에 참여한 BRIN PRBE의 아미르 하미디 연구교수는 “자원 남용, 서식지 파괴, 기후 변화, 외래 질병 등은 이번에 발견된 두 신종을 포함한 칼리만탄 고유 양서류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들의 서식지를 지키기 위한 체계적인 보전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림노넥테스 마안야노룸’은 중앙 칼리만탄 카라식산 지역에서 발견됐으며, 이름은 이 지역의 토착민인 ‘다약 마안얀족’을 기리기 위해 붙여졌다.
현지에서는 ‘슨틀릉 와투’, 즉 ‘바위 개구리’로 불린다. 한편, ‘림노넥테스 누산타라’는 남부 칼리만탄의 록사도 및 파라마산 지역에서 확인됐다.
‘누산타라’는 인도네시아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단어이자 새로운 수도의 위치를 나타내는 이름으로, 다약 므라투스족 사이에서는 ‘람피닉’으로 알려져 있다.
두 신종 모두 수컷의 아래턱에 날카로운 송곳니가 있고, 완전히 발달한 물갈퀴, 독특한 피부 돌기와 몸의 무늬를 지닌 중간 크기의 개구리다. 연구팀은 돌기의 형태와 송곳니 크기 등 미세한 형태적 차이를 통해 두 종을 구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역시 두 종이 뚜렷한 단일계통군을 형성하며, 다른 유사종과 상당한 유전적 거리를 보임을 확인했다. 이는 두 종이 진화적으로 독립된 고유한 신종임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증거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주택사(Zootaxa)’ 최신호(2025년 1월 24일자)에 “인도네시아 남동부 보르네오산 송곳니 개구리 신종 2종(Two new species of fanged frog from Southeastern Borneo, Indonesia)”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칼리만탄과 같이 고유종이 풍부하지만 심각한 보전 위협에 직면한 열대 지역의 추가적인 탐사를 촉진하고, 보전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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