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을나무

한화경/문인협회 회원

햇빛에 반짝이는 진한 녹색이
오늘도 창문 밖에 눈부십니다

인니에선 가을을 적당히 그리워할 겁니다
너무 그리워하면 향수병에 걸리니까요

고국의 가을에 맞춰
1년에 한 번 그 모습을 보여줍니다
온 가지에 진한 오랜지 꽃으로
화려하게 폼을 내는 공원의 나무
적도의 오렌지색 꽃이 피면 나는 가을 단풍을 즐깁니다

가을이 보고싶어서 올 해도 기다렸습니다
우기가 올 이맘 때 쯤 잊지 않고 활짝 피워 주었습니다
나만의 가을 색 적도 단풍 나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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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지역에는 1년 내내 피었다 시들었다 하는 꽃들이 많고, 새싹도 늘 푸르게 나오고 나무도 잘 큰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불꽃이라고 하는 꽃은 1년에 한 번만 꽃이 핀다. 진한 오랜지 색 꽃인데 마침 10~11월 가을에 피워주니 작년에는 그 꽃 덕분에 단풍을 상상하며 더운 적도에서 마음의 위로를 받은 기억이 난다. 그래서 올 해는 그 꽃이  피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1년의 기다림 끝에 다시 만난 공원에 불꽃은 너무나 반가웠고 나만의 단풍나무가 되어주었다. 적도에서는 계절 변화를 기억하는 몸과 마음을 잘 달래주고 더위를 잘 견뎌, 지치지 말아야 한다. 작년에는 이 시기에 향수병으로 고생을 좀 했기에 없는 계절을 지나치게 그리워하지 말고 적당히 마음을 다스리며 이곳에서 지혜롭게 살아가리라 다짐한 내용을 시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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