뗌뻬 이야기

SHARE

낯선 땅에서 구수하고 정겨운 한국음식과 닮은 이것을 만나 참으로 좋았다. 막 곰팡이가 피어오르는 메주 덩어리 같기도 하고, 그놈을 만들기 위해 폭폭 삶아 놓은 콩들이 꾸덕꾸덕 말라가는 찰나에 엄마 몰래 손가락으로 꾸욱 눌러 떼어 먹던 그놈 맛이다. 동양의 입맛은 신통하게도 닮은 구석이 있다.

뽀얀 롤케잌 모양으로 빚어 바나나잎에 싸여있는 그것을 보고 ‘저것이 먹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누구나 했을 것이다. 바로 ‘뗌뻬’ 라고 불리는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이다. 뗌뻬는 자바섬에서 전통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콩을 재료로 한 고단백 음식이다.

뗌뻬는 두부와 같은 재료를 사용하지만 단백질의 함유량에서는 두부보다 월등하며 강력한 섬유질과 비타민 함류량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래서 채식주의자들에게는 고영양 식품으로 잘 알려진 식품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그 영양의 가치를 인식하여 뗌뻬를 “자바의 고기” 라고 불렀으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여진다.

뗌뻬는 너무 낮은 온도나 너무 높은 온도에서 표면이 회색이나 검은 빛을 띌 수 있지만 이것은 해로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성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좋은 뗌뻬일 수록 가벼운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고 한다.
서양에서도 뗌뻬는 많이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에 살던 서양인들이 고국에 돌아가서도 뗌뻬를 찾아 헤멨다는 이야기도 있다.

“ 뗌뻬를 구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인도네시아 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벤쿠버나 토론토로 1년 전에 주문을 해야 했죠. Dong Thai 라는 아시안 상점에서 냉동 뗌뻬를 본적이 있는데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제가 사는 위니펙에서는 뗌뻬를 받으려면 1년 넘게 기다려야 했거든요.”

캐나다를 비롯한 미주지역에 큰 푸드스토어에서는 뗌뻬가 팔리는 걸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생산지역도 벤쿠버산, 콜롬비아산등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고 팔리고 있다는 증명하는 듯이 상표도 갖가지이며 그 맛도 다양하다고 한다.

우리 입맛에 딱맞는 뗌뻬 밑반찬
내공 있는 주부라면 특별한 요리가 없어도 그냥 꺼내서 밥 한술 뚝딱 비울 수 있는 밑반찬들을 냉장고 안에 잘 재워놔야 하는 법이다. 여기에 뗌뻬는 한국인들에게도 좋은 밑반찬이 된다. 짭조롬하면서도 달콤한 맛에 기호에 따라서 눈물까지 쏙 빼는 매콤한 고추맛을 더해도 좋을 뗌뻬볶음은 어떤가?

재료 및 조리법:
1. 뗌뻬 225 g을 1cm정도의 주사위모양으로 썰어서 기름에 거의 바삭해질 정도로 30분 정도 튀긴다. 오래튀기지 않으면 바삭하고 쫄깃한 맛이 없고, 습기가 남아있어 오래두면 퉁퉁 불어 맛이 없어진다. 너무 딱딱하지 않을 정도까지 충분히 튀겨준다.
2. 튀겨낸 뗌뻬와 짜베라윗, 붉은 고추, 빨간마늘을 얇게 저며 함께 볶는다. (아이들이 먹기에는 고추를 넣지 않는것이 좋다. 기호에 따라 양파나 당근등 여러 가지 야채를 첨가해도 좋다)
3. 2,에 케첩 마니스를 넣고, 굴소스와 소금을 약간 첨가하여 간을 하고 조금 더 저어준다.
4. 물을 조금 넣고 간이 배도록 잠시 두었다가 물기가 없어지면 그릇에 낸다.

“ 내가 인도네시아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뗌뻬입니다. 엄마는 우리들의 간식에 많은 신경을 쓰셨는데 그중에서도 뗌뻬 간식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었어요. 학교에서 여러나라의 전통음식을 겨루는 큰 축제가 있었는데 어머니는 주저 없이 뗌뻬 요리를 만들어 주셨어요. 그날 최고의 인기를 누렸답니다”

Mendoan Tempe
A8-2멘도안 뗌뻬는 자바지역 Banyumas 지방의 방언이다. 쉽게 먹는 ‘뗌뻬 고랭(튀긴뗌뻬)“ 와는 달리 부드럽고 말랑한 느낌이 살아 있는 튀김이라고 보면 된다. 멘도안 뗌뻬는 삼발케첩에 찍어 먹는 맛이 제격이며, 튀김옷은 취향에 따라 쌀가루를 쓰거나 밀가루 혹은 빵가루를 쓰기도 한다.

재료및 조리법
1. 뗌뻬 500g을 0.5cm 정도의 두께로 넓적한 사각형 모양으로 썰어둔다.
2. 밀가루에 찬물을 조금 넣어 풀고 부추를 섞어 튀김옷을 만든다.
3. 땅콩이나 견과류를 얇게 썰어둔다.
4. 마늘(붉은 마늘)5개를 얇게 저며 둔다.
5. 1,3,4의 재료를 튀김옷에 담가 기름에 너무 바삭하지 않도록 튀겨낸다.
6. 5를 삼발 케첩에 찍어 먹는다.

삼발 케첩 조리법
1. 케첩 마니스 1/4 cup
2. 라임즙 2작은 술
3. 기호에 따라 짜베라윗을 잘게 썰어 넣는다.

인도네시아에 오래사신 한국 뇨냐들은 뗌뻬로 된장을 담그신다는 고수들도 계시다는데, 그도 그럴 것이 뗌뻬를 잘 띄우면 꽤 좋은 메주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곰팡이가 콩범벅에서 발효되는 이치를 이용한 것이니 뗌뻬 된장설은 거짓말을 아닌 듯하다. 뗌뻬 먹는 인도네시아인들이니 한국 사람들이 마음 놓고 된장찌개도 끓여먹어도 눈치 안봐도 되고 얼마나 편한지. 인도네시아나 한국모두 옛 조상을 잘 둔 덕에 몸에 좋은 콩을 오래두고 먹을 수 있는 좋은 먹거리를 얻은 덕이다. <인니 한인 여성 커뮤니티 ‘뇨냐꼬레아’ http://cafe.daum.net/nyonyakorea 기고>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