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 기여 알리는 ‘이달의 재외동포’ 선정·민원 해결 적극 추진
“1∼4일 ‘세계한인회장대회’서 동포사회·모국 상생발전 모색할 것”
“오늘날 재외동포는 세계 각지의 주류사회에 진출해 다양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가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는 데 있어 소중한 협력 파트너입니다.”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은 1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700만 재외동포는 한민족 자산’이라고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월31일 제2대 청장에 취임한 그는 이날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가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거주국 사회에 기여하고, 고국과 거주국의 연결고리로 나아가는 데 힘을 보태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수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임기 중 우선할 정책에 대해 “과거 동포정책은 우리의 아픈 이주 역사의 치유에 집중했기에 동포사회와 본국과의 민족적, 감성적 유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많은 동포분이 거주국 정착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적 성취를 보여주는 등 재외동포 사회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가 세계 한민족의 총체적 역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네트워크 내실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원팀’으로 움직이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의 행정역량과 민간의 창의성·경험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도록 보다 효과적인 정책을 만들고 이행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는 한국외국어대 포르투갈어과와 미국 조지아주립대 대학원 정치학과를 졸업했으며, 1988년 외무고시(22회)에 합격해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주일·주중 대사관 공사참사관,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 주싱가포르대사,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지내는 등 재외동포가 많은 아시아 지역 여러 국가에서 풍부한 재외공관 근무 경험을 쌓은 베테랑 외교관 출신이다. 다음은 이 청장과의 일문일답.
— 오늘부터 ‘세계한인회장대회’가 열린다. 올해 대회 특색은 무엇인가
▲ ‘자랑스러운 우리 동포, 함께 가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60여 개국 현직 한인회장 및 대륙별한인회총연합회 임원 등 360여 명이 참석한다.
올해 대회는 한인회장들 간 ‘교류와 소통의 장’에서 진일보해 글로벌 사회에서 우뚝 선 자랑스러운 우리 동포들과 대한민국이 같은 호흡으로 상생발전을 위한 역량을 모으는 장으로 준비했다.
특히 올해는 ‘나의 조국, My Korea’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인회장들이 거주국에서 한국을 더 잘 알릴 수 있도록 역사와 문화의 관점에서 대한민국이 눈부신 발전을 이루게 된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우리 동포들이 한인으로서 자긍심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도록 도모하기 위해서다.
이밖에 동포청 지원사업의 내실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재외동포 단체 지원사업 설명회’도 처음 개최한다.
— 재외동포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내국민 인식 개선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 국민들은 아직도 재외동포의 존재는 물론 그들이 왜 중요한 동반자인지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재외동포청이 설립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청이 무엇을 하는지 국정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덜 알려져 있다. 부임하자마자 재외동포의 중요성을 알리고 국내외 동포 간 상생을 이끌어갈 방안을 찾는 것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우선 인식의 틀이 형성되는 학령기의 중요성을 고려해 국내 초등 교과서에 재외동포의 개념과 이주 배경, 재외동포의 모국 기여 사례를 수록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또 초ㆍ중ㆍ고교와 대학교를 대상으로 한 ‘찾아가는 재외동포 이해교육’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조만간 모국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재외동포를 선정해 발표하고 기리는 ‘이달의 재외동포’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는 우리 국민에게 재외동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모국 기여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해달라.
▲ 일제강점기 해외 독립운동에 재외동포가 헌신했고, 현재 일본 내 10곳의 재외공관 중 9곳이 서갑호(1915~1976년)를 비롯한 재일동포들의 기부로 건립됐다. 또 88서울올림픽 개최와 구로공단 건설 등에도 많은 재외동포의 기여가 있었다.
미국과 유럽, 중남미, 아시아 등에서 재외동포들의 모국기여 사례는 아주 많다. 이들의 숨은 노력을 찾아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 국내 거주 동포의 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데
▲ 동포들의 국내 유입을 촉진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인구소멸이나 노동력 부족에 대한 해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를 새로운 정책 아젠다로 보고 사전 준비부터 입국 후 지속적인 관리까지 지원하는 토탈케어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말 초기 정착 준비를 돕는 ‘국내동포 정착지원 안내서’를 배포하고, 내년에는 동포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또한 국내 동포들이 다수 거주하거나, 동포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자체와도 적극 협업한다.
— 동포사회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는 민원서비스 역할도 중요한데.
▲ 민원서비스의 편리성 제고가 동포청의 중요한 정책 목표 중 하나다. 재외동포서비스지원센터에 법무부·병무청·국세청·도로교통공단 등 관계기관에서 파견된 인력들로 구성된 통합민원실을 설치해 원스톱 민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65일 무중단 민원콜센터, 온라인 영사민원시스템도 운영하며 시간, 공간 등에 구애받지 않는 편리한 이용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재외동포들의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국내 각종 행정·상용 서비스 이용을 위한 본인 확인이 힘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휴대전화 없는 재외국민도 비대면 신원 확인 후 국내 온라인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꾸준히 지역별ㆍ분야별 동포간담회를 열어 사각지대 없이 동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동시에 인천공항에 동포청 서비스센터 분소를 설치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 오는 22∼24일 전북대학교 일원에서 열리는 ‘2024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 재외동포 경제인들의 화합의 장을 넘어 ‘한상(韓商)’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해외 진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특히 올해는 컨벤션센터가 아닌 ‘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개최되는 첫 대회라는 특성을 반영해 ‘지역 청년의 해외 진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청년 참가 프로그램들도 함께 추진한다.
— 동포청의 동포사회 파악과 직원의 동포사회 현장 경험을 위한 재외공관 파견이 필요할듯싶은데
▲ 전문성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 주요 재외공관에 대한 동포청 전담 인력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동포사회 거점 지역에 직원을 파견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중이다.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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