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임주경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돌아서서부터 당신이 보고 싶어졌읍니다
시간을 맞춰 전화하면 들리는 당신 목소리에
행복해졌습니다

잠시의 별리가 무슨 큰일이겠습니까마는
그로 인해 나는 더 행복합니다
내가 걷는 길을 당신이 같이 걸으며
당신이 걷는 길을 내가 같이 걷는다는 걸

지금이 나는 행복합니다
우리의 영혼은 늘 함께 마주 보며 웃습니다
당신과 멀어지는 순간부터
나는 다시 만나는 순간을 생각합니다

기다림이 있어 만남이 더 행복해진다는 걸 알았습니다
당신 또한 그런가요?

당신이 보고 싶읍니다
당신 목소리의 질량이
내가 딛고 있는 지구 멘탈의 질량보다 크게 느껴지는 것은
당신이 늘 나를 품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당신이 그립지만 감추어 둡니다.
내가 온전히 당신을 품을 때까지

시작 노트:
‘나’라는 존재를 스스로 알아가고 증명하는 방식은 무수히 많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당신’을 통한 나의 존재, 즉 시인은 관계 속에서 ‘나’를 파악하고 있다. 관계성의 궁극에는 ‘기다림이 있어 만남이 더 행복해진다’는 삶의 통찰을 내보인다. 온전한 행복을 감춰두고 기다리는 시인의 모습이 건기의 맑은 하늘에 오버랩 된다. 김주명(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