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위반…당규와 국가법에 따라 책임졌다”…’부패’에 연루된듯
정치적 안정성 우려 커져…외신 “외국인 투자에 영향 있을 수도”
베트남 권력 서열 4위이자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로 거론돼왔던 브엉 딘 후에(67) 국회의장이 전격적으로 사임했다.
지난 달 권력 서열 2위인 국가주석이 물러난 데 이어 국회의장까지 사직, 베트남 최고 지도부 4명 중 2명이 공석 상태가 되면서 베트남의 정치적 안정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진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과 VN뉴스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임시 회의를 열어 후에 의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후에 의장은 중앙위원회와 정치국에서도 모두 물러나기로 했으며, 그의 후임은 발표되지 않았다.
공산당은 성명에서 “브엉 딘 후에 동지의 규정 위반과 단점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초래되고 공산당, 국가, 그리고 그 자신의 평판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그가 “당의 규정과 나라의 법에 부합하게 지도자로서 책임을 졌다”고 덧붙였다.
그간 후에 의장은 2026년 임기를 마치는 권력 서열 1위 응우옌 푸 쫑(79) 공산당 서기장의 뒤를 이을 차기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혀왔으나, 이번에 낙마했다.
앞서 지난 20일 그의 보좌관인 팜 타이 하 국회사무처 차장이 직권남용으로 사적 이득을 취한 혐의로 공안부에 체포됐다.
공안부는 하 차장의 체포가 하노이 소재 건설·부동산 기업 투언안 그룹의 입찰 관련 뇌물 등 비리 사건 수사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수 년간 베트남에서는 ‘불타는 용광로’로 불리는 대대적인 부패 척결 캠페인으로 정부 고위 관리와 기업 고위직 등 수백 명이 기소되거나 물러났다.
특히 지난 해에는 권력 서열 2위인 응우옌 쑤언 푹 국가주석이 본인 휘하 다수 공직자의 비리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했다.
이후 그의 후임이자 차세대 지도자로 간주됐던 보 반 트엉 국가주석도 지난 달 당 규정 위반 등 혐의로 돌연 물러났다.
지난해에만 반부패 캠페인으로 최소한 공산당 당원 459명이 붙잡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공산당 서기장, 국가주석, 총리, 국회의장 등 4명은 ‘4개의 기둥’으로 불리며 베트남 공산당 집단지도체제의 최정점을 이룬다.
하지만 이 중 2명이 공석이 되는 사태가 빚어지자 차기 권력 구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사정 바람을 주도하는 또 럼(66) 공안부장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처럼 베트남 최고 지도부 내에서 격변이 잇따르자 베트남의 외국인 투자 유치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외신들은 설명했다.
지난 달 베트남 내 외국 상공회의소들이 베트남에서 사업하는 외국 기업인 65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투자 대상으로서 베트남의 가장 큰 매력을 정치적 안정성으로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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