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일가 소유 방송사가 15년 만에 방송을 접는다.
28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태국 보이스TV는 다음 달 운영을 중단한다.
보이스TV는 성명을 통해 경영 악화와 미디어 환경 변화 등으로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이스TV는 “정치적 시위와 쿠데타 등 여러 위기를 겪었고, 우리가 사회에 공헌한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며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기 시작한 오늘날에는 사회적 임무를 수행할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해고되는 기자 등 직원 200명은 법에 따라 보상하겠다고 덧붙였다.
2008년 설립된 보이스TV는 2009년 방송을 시작했다. 그동안 지상파, 위성, 케이블 채널 등을 통해 태국 전역 2천200만 가구를 대상으로 방송해왔다.
친(親) 탁신계 방송인 보이스TV는 군부 정권에 대한 비판적 보도 등으로 여러 차례 정치적 풍파에 휘말렸다.
2014년 쿠데타 직후 군부는 군 방송을 제외한 모든 방송을 중단시켰다.
이후 단계적으로 통제가 풀릴 당시 보이스TV는 마지막에야 방송 재개가 허용됐다.
보이스TV는 2017년, 2019년, 2020년에도 일시적으로 방송 중단 명령을 받았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 총선 등으로 정치적 혼란이 극심하던 시기였다.
보이스TV가 운영된 지난 15년은 탁신 전 총리 해외 도피 생활 기간과도 맞물린다.
공교롭게도 탁신 전 총리가 해외로 도피한 해에 설립돼 가석방된 해에 방송을 중단하게 됐다.
통신 재벌 출신으로 2001년 총리가 된 탁신은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됐다. 2008년 부패 혐의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8월 15년 만에 귀국했다.
그는 귀국 직후 8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으나 당일 밤 경찰병원으로 이송됐고, 수감 6개월 만인 지난 2월 가석방됐다.
태국 현 집권당은 탁신 전 총리 세력 정당인 프아타이당이다. 당 대표는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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