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문비행 미리 막는다”…한국 승무원 ‘승객 비정상행동 식별’ 교육

지난 5월 26일 오후 대구공항에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한 아시아나항공기에서 한 승무원이 문에 안전바를 설치한 뒤 두 팔을 벌려 막고 있다. 2023.5.28 [대구국제공항 관계자 제공]

특정질문 반복·계절에 안맞는 옷차림 승객 등 ‘집중관리’
한국국토부 ‘국가민간항공보안 교육훈련지침’ 개정안 입법예고

앞으로 항공기 승무원들은 승객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식별하는 방법을 교육받는다.

작년 5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발생한 ‘개문 비행’ 사건과 같은 승객의 불법행위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한국 국토교통부는 승무원의 항공기 보안훈련 강화를 골자로 한 ‘국가민간항공보안 교육훈련지침’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9일 밝혔다.

지침에 따르면 승무원들은 연 1회 이상 직무 수행과 관련한 보안 정보 및 기술을 습득하는 교육을 지정 기관에서 이수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기존 7개 항목으로 구성됐던 승무원 교육 내용이 8개 항목으로 늘어났다. 교육 내용이 늘어난 만큼 교육시간도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확대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승무원들은 앞으로 ‘기내에서 비정상 행동을 식별·감시하는 절차’에 관한 교육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승무원들이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승객으로는 ▲ 승무원에게 특정 질문을 반복하는 승객 ▲ 지나치게 무표정하다가 갑작스럽게 여러 표정을 짓는 승객 ▲ 땀을 많이 흘리는 승객 ▲ 계절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한 승객 등이다.

이 교범은 경찰과 군 등에서 활용되는 이상행동 징후 매뉴얼을 참고해 만들어졌다.

국토부는 “최근 항공 수요가 회복되며 승객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운항 중 비상구 개방, 조종실 무단진입 시도 등 승객의 항공기 불법행위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승무원의 교육시간을 확대해 기내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훈련지침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5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승객이 비상문을 개방한 사건을 계기로 당정이 마련한 ‘항공기 비상문 안전 강화대책’의 후속 조치다.

앞서 국토부는 개문 비행 사건의 최종보고서에서 승무원들의 승객에 대한 감시 소홀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국토부는 승객이 비상문을 조작했을 때 승무원들이 이를 즉각 인지하지 못한 점에서 ‘안전운항을 위해 승객의 동향을 감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 업무교범을 위배했다고 판단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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