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시) 해변에서

임주경 / 한국문협 인니지부 회원

몽돌진 돌 틈에 사이
퍼져 나오는 포말은 우리의 속삭임입니다
창조의 시간을 건너는 기나긴 세월을
파도가 해변에 닿았지만
늘 그만큼, 그 자리입니다

내 마음은 언제나
파도처럼 당신에게 갑니다
봄날의 들꽃 향기처럼
창가에 내려앉은 달빛처럼
당신 곁을 향합니다

내가 갑니다

 

시작 노트:

오래된 팝송의 노랫말이 떠오른다. 태양은 왜 매일 솟아오르는지를, 파도는 왜 끊임없이 몰려오는지 가만히 속삭이듯 묻고 있는 노랫말을 닮은 시가 펼쳐진다. 어제까지 몽돌진 해변이 오늘은 불현듯 당신이 된다. 닿으면 또 사라지고, 사라지면 몰려오는 파도를 어찌 감당할까? 이미 도착지가 정해진 창가의 달빛처럼 우리는 그렇게 긴 세월을 보냈다고. 오늘도 필자는 해변에 서서 온몸으로 포말을 언어를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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