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대북 석유 밀수 ‘궉기성’ 등 개인·기업 기소

싱가포르 경찰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북 불법 석유 수출 및 자금세탁 혐의로 싱가포르 국적의 궉기성(Kwek Kee Seng)과 공범 로우 잉 요우(Low Eng Yeow) 등 개인 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과 관련된 싱가포르 소재 기업 ‘안파사르 트레이딩(Anfasar Trading)’과 ‘스완시스 포트 서비스(Swanseas Port Services)’, ‘ISA 에너지’ 등 3곳도 함께 기소했다.

싱가포르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궉기성’은 해외에 거주하는 다른 공범 5명과 함께 지난 2019년 9월부터 11월까지 유조선인 ‘MT 커리지어스’ 호를 이용해 6차례에 걸쳐 선박 간 환적 방식으로 북한에 석유를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마지막 한 차례는 북한 남포항에서 석유를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궉기성이 제공한 총 유류양은 모두 약 1만 2천 260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궉기성은 이 과정에서 자신이 경영하는 선박 관련 회사 ‘스완시스 포트 서비스’의 은행 계좌를 이용해 불법 석유 판매 대금을 수령했으며, 대북 판매용 석유 구매 자금을 이체한 정황도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아울러 회사의 대주주이자 이사였던 궉기성은 두 차례에 걸쳐 회사 문서를 위조해 수사망을 피하려 한 혐의도 받았다.

싱가포르 경찰은 또 궉기성이 수사관에게 거짓 진술을 하고, 대북 석유 수출에 대한 증거가 담긴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증거 인멸을 시도해 공무 집행 방해 및 사법 방해 관련 두 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궉기성과 함께 공범으로 기소된 로우 잉 요우는 자신이 소유한 회사의 은행 계좌를 통해 모두 9건의 금융 거래를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북한에 판매가 금지된 가스유 공급을 용이하게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싱가포르 경찰은 이번에 기소된 궉기성 등 개인과 기업들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유엔 대북제재법에 따라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형과 100만 달러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싱가포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완전하고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면서 “싱가포르의 법과 규정을 위반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서는 주저하지 않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싱가포르 경찰에 의해 기소된 궉기성은 앞서 미국과 한국 정부에 의해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인물이다.

앞서 미국 남부 연방법원은 지난 2021년 4월 대북제재 위반 및 자금 세탁 등의 혐의로 궉기성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이어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북한에 유류를 공급한 혐의로 궉기성과 그가 소유한 관련 회사 2곳을 독자 대북제재 명단에 올렸다.

미국 국무부도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대북제재와 관련한 특정 개인에 대한 보상금 지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싱가포르 국적자인 궉기성을 현상 수배하고 최대 500만 달러의 보상금을 제시했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12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대북제재 회피 등에 관여한 개인과 기관을 독자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면서, 싱가포르 국적의 궉기성과 그가 소유한 회사 ‘안파사르 트레이딩’, ‘스완시스 포트 서비스’를 목록에 올렸다.

(voa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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