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구팀 “동남아 ‘라플레시아’ 42종 대부분 멸종 위기…보존대책 시급”
지름이 약 1m로 세상에서 가장 크고 고기 썩는 냄새로 ‘시체꽃’으로도 불리는 동남아시아의 ‘라플레시아'(Rafflesia) 종 대부분이 서식지 파괴로 멸종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 식물원 크리스 소로굿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20일 과학저널 ‘식물 인간 지구'(Plants People Planet)에서 라플레시아 속 42종의 개체수와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심각한 멸종 위기를 맞고 있으며 서식지의 3분의 2 이상이 파괴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라플레시아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정글에서 덩굴식물에 기생해 서식하는 식물로,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는 실 같은 형태로 자라다가 부정기적으로 꽃잎이 5개 달린 지름이 최대 1m나 되는 큰 꽃을 피운다.
꽃가루받이를 위해 고기 썩는 냄새로 파리를 유인해 ‘시체꽃'(corpse flower)으로도 불리며, 지금까지 확인된 42종 중 ‘라플레시아 마그니피카'(Rafflesia magnifica) 한 종만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 위기종 적색 목록에 등재돼 있다.
그러나 라플레시아 42종의 개체수와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서식지의 67% 이상이 지역 또는 국가 차원의 보존전략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라플레시아는 종별로 분포가 매우 제한돼 있어 서식지 파괴에 특히 취약하다며 상당수 종이 농업용지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고 보호되지 않고 있는 서식지에 소수만 남아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IUCN의 멸종 위기종 분류 기준을 적용하면 25개 종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위급'(CR : Critically Endangered), 15개 종은 ‘위기'(EN: Endangered), 2개 종은 ‘취약'(VU : Vulnerable)에 해당한다며 모든 종을 적색목록에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이어 각국 정부와 연구센터, 환경보호 단체에 멸종 위기에 처한 라플레시아 개체군 서식지 보호, 라플레시아 다양성 연구 확대, 라플레시아 인공 번식 연구, 생태관광을 통한 지역사회의 라플레시아 보호 참여 등 4개 행동 계획을 제안했다.
소로굿 박사는 “이 연구는 상징적인 식물에 대한 세계적인 보존 노력이 동물에 비해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잘 보여준다”며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이 꽃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지역 간 협력을 통한 접근 방식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 논문 출처 : Plants People Planet, Chris Thorogood et al., ‘Most of the world’s largest flowers (genus Rafflesia) are now on the brink of extinction’, http://dx.doi.org/10.1002/ppp3.1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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