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사바주 소재 코타키나발루 산업단지(KKIP)에서 한국 업체의 임금 체불을 항의하던 현장 노동자들의 집단항의로 한국인 직원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말레이시아 언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스타와 보르네오포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일은 노동자들이 전날 오후 1시 15분 임금체불 해결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자들은 이슬람 명절인 ‘하리 라야’를 앞두고 체불된 임금을 지불하라고 업체에 요구했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노동자들은 한국인 관리자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주먹과 발을 이용해 폭행했다. 이들 장면이 담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됐다.
영상에서는 경영진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들렸다. 다른 영상에서는 “제발, 제발, 제발”이라는 목소리가 들렸으며, “먼저 월급”라는 말도 들렸다고 현지언론은 전했다. 또 다른 노동자는 “(하리 라야) 명절이 코앞이고, 우리는 열심히 일했는데 당신들은 일만 시키고 있다”며 “밀린 월세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바 산업개발부의 풍진제 장관은 “이번 사건은 (한국 기업의) 임금체불로 발생했는데, 원래는 지난 5일까지 임금이 지급돼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상자들은 KKIP에서 동박(얇은 구리막) 생산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의 하청업체 신성이엔지의 관리자로 보인다”며 “현대엔지니어링은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SK넥실리스의 주요 계약사”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내부적인 문제로 임금지급은 18일로 연기된 상태다. 풍진제 장관은 또 하청업체의 임금 지급이 늦어지면서 실망한 노동자들이 즉각적인 지급을 요구하면서 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고에 따라 경찰조사가 이뤄졌으며, 부상자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풍진제 장관은 투자자인 SK넥실리스와 주계약자인 현대엔지니어링 측과 소통해 밀린 급여를 최대한 빠른 17일이나 18일 지급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급여 지급 문제와 별개로 이번 폭행 사건에 대한 별도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KKIP 측도 SK넥실리스 등 관계업체와 제반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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