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코스피 -2.56%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붕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 세계 금융주가 급락하며 시가총액 600조원 이상이 사라졌다.
14일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 금융 주가지수와 MSCI 신흥국 금융 주가지수에 포함된 주식의 시가총액 4천650억달러(약 608조원)가 감소했다.
MSCI 세계 금융 주가지수 소속 종목 가운데 뉴욕 증시에 상장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가 3거래일간 72.86% 폭락해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퍼스트리퍼블릭은 SVB와 마찬가지로 실리콘밸리의 기술기업들이 주요 고객이어서 SVB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전날 유럽의 스톡스(STOXX)600 은행 지수는 5.7% 떨어졌고 경영난을 겪는 스위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장중 15% 이상 추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크레디트스위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비한 보험료는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다.
아시아 금융주도 이날 급락해 일본 미쓰비시UFJ 파이낸셜 그룹 주가는 8.59% 급락했고 한국의 하나금융지주[086790](-3.86%), 호주의 ANZ그룹 홀딩스(-1.5%) 주가도 떨어졌다.
금융회사들이 SVB 사태로 인해 채권과 다른 상품 투자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 데다 미국 당국의 긴급 해결책에도 투자자들이 아직 안심하지 못해 금융주들이 급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소규모 은행의 건전성 문제, 규제 강화 전망, 다른 은행이 파산할 경우 주주를 희생시켜 예금주들을 보호하려는 경향 때문에 투자자들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산 50억 달러(약 6조5천600억원) 이상 대출기관 중 일본 은행들의 자본 대비 미실현 손실 비율이 가장 낮았다.
그러나 일본의 중소은행들인 지모토 홀딩스, 쓰쿠바은행, 후쿠시마은행은 그중에서도 이 비율이 최소 9%에 이르렀다.
이 세 은행의 시가총액은 각각 1억5천만 달러(약 1천970억원) 미만으로 최근 3거래일간 모두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일본 금융주는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수년간의 통화완화 정책을 끝내고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기대에 작년 12월 이후 상승했었다.
SVB 파산 충격에 따른 뉴욕증시 금융주 급락의 여파로 이날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MSCI 아시아태평양 주가지수는 이날 2% 가까이 빠지며 올해 최고점이었던 지난 1월 27일 대비 8% 하락했다.
한국 코스피는 2.56% 급락한 2,348.97에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은 3.91%나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도 2.19% 급락했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1.29% 떨어졌고 중국 본토 상하이 종합지수는 0.72%, 선전성분지수는 0.98% 각각 하락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 17분 현재 2.21% 하락한 19,260.27에 거래되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치도 증시와 마찬가지로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3원 급등한 1,311.1원으로 장을 마쳤다.
엔/달러 환율은 같은 시간 0.03엔 오른 133.62엔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역내 위안/달러 환율은 0.0168위안 오른 6.8651위안, 역외 위안/달러 환율은 0.0209위안 내린 6.8656위안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c)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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