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합법국’ 태국, 대마법 처리 불발

태국에서 대마가 합법화한 지 8개월이 넘었지만 대마법은 아직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논란 끝에 결국 처리가 불발돼 차기 의회로 넘어가게 됐다.

24일 방콕포스트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하원은 전날 이번 회기 마지막 회의를 열었지만, 합법화에 따른 새로운 규정을 담은 대마법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대마 규제 공백 상태가 지속되자 의료계 등에서는 조속한 처리를 촉구해왔지만, 대마법은 다음 의회에서 새롭게 다뤄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태국 차기 총선거는 5월 7일로 예정돼 있다. 현 의회 임기는 다음 달 23일까지이지만,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다음 달 초 의회를 해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현 의회는 이대로 임기를 마치게 됐다. 의회 일정이 없는 다음 주부터 각 정당은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대마 합법화를 주도하고 대마법 처리에도 앞장섰던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장관이 이끄는 품차이타이당도 다음 의회를 기약했다.

수빠차이 짜이사뭇 의원은 “대마법이 이번 회기에서 통과되기 어려워졌다”며 “다음 의회가 개원하면 대마초 법안을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권 최초로 2018년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한 태국은 지난해 6월 9일부터는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 재배도 허용했다.

대마 합법화 이후 관광지나 유흥가 등지를 중심으로 향락용 소비가 늘어났고 대마 성분을 포함한 음료, 과자 등도 속속 출시됐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정부는 의료용 대마 사용만 허용된다며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명확한 규제 지침이 없어 혼란은 이어졌다.

대마 합법화에 따른 새로운 규정을 담은 대마법은 몇 달간 하원에 머물렀다. 야권은 대마의 향락용 사용을 방지할 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했고, 대마를 다시 마약류에 포함해야 한다며 대마 합법화 자체를 백지화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규제 공백 상태가 지속되자 정부는 지난해 11월 일단 자체적으로 규칙을 정비했다. 20세 미만에 대마를 판매할 수 없게 하고 공원, 호스텔 등에서의 판매를 금지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대마 판매와 광고도 제한했다.

대마 합법화와 대마법 처리는 다가오는 총선에서도 정치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마 합법화를 주도한 품차이타이당은 “대마 합법화를 유지하려면 우리 당에 투표하라”고 외치고 있다. 반면에 야권에서는 “적절한 규제를 마련하지 않고 대마를 합법화한 것은 실수였다”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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