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각국 금리 노선 갈라질 듯… 한·미 인상 vs 중·러 인하”

지난해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에는 세계 주요 23개 중앙은행 중 미국·유럽 등 12곳이 금리 인상에 나서고 반대로 9곳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경제의 90%를 차지하는 주요 23개국의 올해 기준금리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일본과 중국 같은 예외를 제외하고는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대체로 인상했는데, 이와 달리 올해는 그 노선이 거의 양분될 것으로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올해 말 금리를 5%까지 올리고 내년 말에는 다시 4%로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25∼4.50%이다.

투자자들은 오는 31일∼다음 달 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최소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말 2.25%까지 금리를 올리고 내년 말에는 다시 1.5%까지 내릴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앞서 지난달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종전 0.7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축소해 금리를 2.5%로 올리면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9.2%로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했으며, 2025년까지 물가 상승률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은행도 올해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중앙은행에 포함됐다.

한은은 현재 3.25%인 기준금리를 오는 13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후 연말까지 3.5%로 유지하고 내년 말에는 다시 2.5%로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수출이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인해 앞으로 몇 달간 감소함에 따라 수출 부진과 성장 둔화 우려로 한은의 통화 긴축이 1분기에서 멈출 것으로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이밖에 영국·스위스·스웨덴·노르웨이·뉴질랜드·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멕시코·튀르키예에서도 금리 인상이 전망됐다.

중국, 러시아 등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중국의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는 현재 2.75%에서 올해 말에 2.55%로 인하되고 내년 말에도 이 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중국은 코로나19의 폭발적 확산으로 소비자와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부동산 경기도 침체해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짐에 따라 통화완화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서방의 제재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블룸버그는 현재 7.5%인 러시아 기준금리가 올해 말 7%로 내려가고 내년 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캐나다·호주·브라질·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아르헨티나·체코도 금리 인하가 전망되는 국가로 꼽혔다.

현재 마이너스 금리(-0.1%)를 유지하는 일본은행(BOJ)은 올해 말까지도 이 금리 수준을 유지한 뒤 내년 말에는 기준금리가 0%가 될 것으로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블룸버그는 다음 달 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후임자가 지명되면 앞으로 5년간 일본은행의 정책 경로에 대한 단서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폴란드도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현행 6.75%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c.연합뉴스 전재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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