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일일통계 발표 중단…저장성 하루 100만명 감염

‘코로나 사망자’ 급증에 중국 장례 서비스 중단…”화장만 하라”

중국 방역의 실무 총사령탑 격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25일부터 코로나19 일일 신규 감염 통계 발표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건위는 25일 홈페이지에 올린 ‘설명’을 통해 “코로나19 일일 정보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위건위 홈피에는 이제까지 현지시간 오전 9시 공개해온 전날의 신규 감염자 통계 자료가 올라오지 않았다.

위건위는 “앞으로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공개해 참고 및 연구에 사용토록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위건위의 이 같은 조치는 위건위의 통계 발표가 실제 감염자 및 사망자 상황과 큰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일자로 정기적 전수 PCR 검사를 중단한 가운데, 지난 14일부터 무증상 감염자 통계는 발표하지 않자 당국이 발표하는 감염자 수와 실제 수치에 큰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또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감염 후 폐렴이나 호흡부전으로 숨진 사람만 집계해 발표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일일 신규 사망자가 ‘0명’이라고 발표하는 날이 많았던 것도 논란을 불렀다.

이런 가운데 동부 연안 지역 저장성은 하루 신규 감염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저장성 방역당국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감염사례 모니터링과 지역사회 표본조사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내년 1월 1일께 감염 절정기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은 감염 절정기 하루 감염자가 최고 200만명에 달하고 이러한 상황이 일주일가량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한 수도 베이징도 아직 감염 절정기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중국 매체들은 분석했다.

중국신문주간은 베이징 위건위 발표를 인용해 지난 21일 발열진료소를 찾은 환자가 6만5천여명으로 경증 환자는 감소 추세지만, 위·중증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베이징 일반 병원의 경우 향후 20∼30일간 고난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계 독일인인 독일 에센대학의 루멍지 교수는 “데이터가 없어 정확한 추세를 예상하기 어렵지만, 오미크론 감염자의 0.1%를 중증으로 추산할 때 베이징의 감염률은 70%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의료와 택배 분야 청장년층이 많이 감염됐고, 노인 감염 절정기는 시기가 좀 지나야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급증, 과부하가 걸린 중국의 지방정부가 장례 서비스를 중단했다.

포화 상태 베이징 화장장서 컨테이너로 시신 옮기는 직원들
포화 상태 베이징 화장장서 컨테이너로 시신 옮기는 직원들

광저우 장례서비스센터는 25일 웨이신 공식 계정을 통해 “업무 증가에 따른 조치”라며 “발인 등 장례 서비스를 내년 1월 10일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 센터는 “영결식 등 별도의 의식 없이 시신을 화장만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양박장(厚養薄葬·생전에 잘 모시고 장례는 간소하게 한다는 의미)의 새로운 풍조를 널리 알려 장례 절차를 간소화하고, 장례식을 치르려면 최대한 늦춰달라”고 당부했다.

중국에서는 방역 완화 이후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했으며 감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도 급증했다.

감염돼도 무증상이거나 증세가 경미하다는 방역 전문가들의 말과 달리 기저질환을 앓는 노인뿐 아니라 초등학생과 30대 박사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고, 저명 학자들과 유명 인사들의 부고도 잇따르고 있다.

충칭 병원 로비에 누워 있는 환자들
충칭 병원 로비에 누워 있는 환자들

베이징 등지에서는 병원마다 안치실이 포화 상태에 달해 시신을 집에 안치하는 경우가 있으며, 화장장은 24시간 풀 가동해도 밀려드는 시신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 퉁저우구 민정국 관계자는 “하루 평균 40구의 시신을 화장했는데 지금은 150구가량 된다”며 “장례식장과 화장장 인력 가운데 상당수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시신 처리가 과부하 상태”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사망자가 급증했지만 중국 방역 당국은 폐렴과 호흡 부전 사망자만 코로나19 감염 사망자로 분류, 발표해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을 받아오다 이날부터 코로나 일일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 (c)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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