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현대차 날개 단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내년부터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급을 결정하자 현대자동차가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 전기차 점유율 90%를 웃돌고 있는 현대차는 보조금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전기차 허브를 골자로 한 전동화 전환 정책에 따라 내년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를 토대로 오는 2025년까지 250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부디 카리아 수마디(Budi Karya Sumadi) 교통부 장관은 자료를 내고 “현재 보조금 지급을 위한 세부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며 “전기차 보조금 지급은 현지 전기차 산업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심각한 대기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을 앞당겼다는 설명이다. 대기질 분석업체인 IQ에어(IQAir)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117개 국가 중 17번째로 높은 오염률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수도인 자카르타의 경우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평균 39.2㎍/㎥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초미세먼지 권고 기준(연평균 5㎍/㎥)보다 8배가량 높은 수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점유율을 25%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에 앞서 이미 사치세(PPnBM)와 전기차 차량 홀짝제 면제와 전기차 생산 및 보급 활성화를 위한 불완전조립생산(IKD) 자동차의 수입관세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2040년에는 내연기관 오토바이 판매를, 2050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도 금지할 방침이다.

현대차의 현지 전기차 시장 입지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의 자동차 시장은 일본 텃밭이라고 불릴 만큼 일본 브랜드가 97% 이상 차지하고 있지만 전기차 판매에서 만큼은 1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상반기(1~6월)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 505대 중 현대차는 454대로 90% 점유율을 기록했다. 가장 인기있는 차종은 지난 3월 현지 생산된 아이오닉5로 6월까지 395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 관용 전기차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높다. 앞서 현대차 지난 9월 현지 공장이 위치한 중자바주 주정부에 아이오닉5를 관용차로 공급하기로 했다.

업계는 현대차가 누산타라를 기반으로 동반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국가 수도를 자바섬의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의 누산타라로 옮기는 수도 이전 사업을 진행 중이다. ‘녹색도시’를 모티브로 오는 2024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으로 현지 전기차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대차의 영향력 또한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7000만명으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다. 풍부한 노동력뿐 아니라 거대한 소비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 기준 1인당 GDP는 4350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중산층 소비 구매력 증가 △도로 인프라 개발 △세계 최대 니켈 매장량 등 세 가지 요소가 맞물리고 있다는 점에서 신흥 전기차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20년 318대에 불과하던 전기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720대로 126% 세 자릿수 급증했다. 올들어 6월까지 판매량은 505대로 연말 1000대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THE GU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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