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마약사범 사형집행 시, 印尼 관광 보이콧”

조코위 대통령 “예정대로 사형집행, 사면안한다”

<줄리 비숍(Julie Bishop) 호주 외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자국 여행객들의 인도네시아 관광에 대한 보이콧을 언급했다.>

(2015년 2월 16일)

지난 13일 호주 정부가 마약사범 사형집행문제를 두고 자국 여행객들의 인도네시아 관광에 대한 보이콧을 언급했다.

줄리 비숍(Julie Bishop) 호주 외무부 장관은 만약 인도네시아 정부가 발리9의 조직원인 호주인 마약사범 뮤란 수쿠마란(Myuran Sukumaran)과 앤드류 챈(Andrew Chan)에 대한 사형을 집행할 시 인도네시아 관광에 대한 보이콧을 행하겠다 경고했다.

비숍 장관은 “호주 국민들은 이번 인도네시아 정부의 결정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관광지에 대한 결정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기서의 관광지란 다수의 호주 인들이 즐겨 찾는 ‘발리’를 의미한다.

하지만 조코위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같은 날 안디 위자얀또 내각비서관은 대통령 궁에서 “정부는 호주 정부가 보이콧을 진행하더라도 발리9의 조직원인 두 호주인 마약사범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겠다”발표했다.

안디 위자얀또 내각비서관은 이날 조코위 대통령의 말을 인용, “마약 사범들에 사면은 없다”며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위해 반드시 이들을 사형에 처할 것”이라 다시금 강조했다.

지난 한 주 동안 호주 정부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두 마약사범에 선처를 베풀어 줄 것을 다시금 호소했으며, 비숍 외무부 장관은 두 호주인 마약사범에 대한 사형집행이 과연 인도네시아 내 마약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전임 호주 대법원 판사였던 마이클 키르비(Michael Kirby) 역시 이번 사형집행으로 양국관계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인도네시아 내 마약문제라 볼 수 없다. 이는 호주 내 마약문제다. 그 두 명의 마약사범은 인도네시아의 마약을 들고 비행기에 올라 호주로 돌아오려던 중이었다”며 이번 사건이 호주에서 처리되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표했다.

이어 키르비 전 법관은 발리9의 다른 7명의 조직원의 경우 현재 오랜 기간 동안 징역형을 살고 있지만 그들에 대한 사형집행은 없을 것이라 덧붙이기도 했다.

호주의 이 같은 형 집행 정지 호소에도 조코위 정부는 사형집행을 단호히 밀어 부치고 있어 호주인 마약사범 2명에 대한 사형집행은 예정대로 이번 달 안에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마약 밀매 조직 ‘발리 나인’의 조직원 뮤란 수쿠마란(Myuran Sukumaran)과 앤드류 챈(Andrew Chan)은 지난 2005년 헤로인 8kg을 발리에서 호주까지 밀수출하려다 체포되었으며 만약 예정대로 사형집행이 이루어질 시 다른 마약 범죄자 6명과 함께 이달 중 총살형에 처해진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달 18일 외국인들은 브라질, 말라위, 베트남, 나이지리아, 네덜란드 등 5개 국가 출신의 마약 사범을 총살형에 처했다. 그 후 자국민의 사형집행을 두고 브라질과 네덜란드 정부는 각각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사형집행이 외교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