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인도네시아, 정부미 방출…인도네시아, E-Commerce 춘추전국시대

이화수 부행장/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 한인포스트 경제분야 칼럼리스트

2015년 3월 2일

신문으로 보는 하나외한은행 주간경제

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지난 2월 24일 그리스가 수정 제출한 개혁 프로그램에 대해 합의함으로써 향후 4개월간 구제금융 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

이렇게 한 가지 문제가 일단락 되나 싶은 순간, 미국에서는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이 세계 금융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지난2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재닛 옐런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의 상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포워드 가이던스’가 변경돼도 향후 열릴 두 번의 FOMC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 될 거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언급을 했습니다. 즉 금리인상 시점이 당초 예상되었던 6월이 아니라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미 연준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1월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즉, FOMC에서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라는 표현을 사용했었습니다. 이에 시장참가자들은 6월에 금리인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비해 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4일 옐런 의장의 발언은 꼭 그렇게만 받아들이지는 말라는 주문이었던 것입니다. 이에 시장참가자들은 가을, 즉 9월까지는 금리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25일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한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종전의 예상대로라면 오는 6월 정도에 금리를 인상할 거라고 예상되었는데, 이번 옐런 의장의 발언은 ‘반드시 6월인 것은 아니구나’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준 것 같습니다.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조금 더 불확실해 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의 유출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올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가을까지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발표가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며 미달러화의 약세, 인도네시아 국채금리 하락, 종합주가지수 상승 등 반가운 소식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루피아화 환율은 2월 26일 미달러당 12,831루피아로 전주 대비 미달러당 40 루피아 하락, 즉 0.3%의 평가절상를 보였습니다. 지난 24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며 미 달러당 12,922 루피아로 마감하기도 했으나, 앞에서 소개해 드린 발표 결과에 따라 25일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원화도 24일 미달러당 1,111.8원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26일 1,095.0원으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10.2원의 환율 하락, 즉 0.9%의 평가절상을 보이며 마감했습니다.

100 루피아 당 원화는 전주 대비 0.1원 하락한 8.6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는 지속적인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6일에는 7%에 근접한 7.02%로 마감했습니다. 지난 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에 이어,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 지연가능성에 따른 결과로 보입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6일 5,451 포인트로 마감하며 전주 대비 61 포인트 상승한 것은 물론이고, 거래량에 있어서도 지난 18일 18조 루피아 상회한 것을 비롯하여 하루 평균 6조 5천억 루피아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중앙은행,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지난 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0.25%p 인하를 단행하면서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런데 향후 수개월 안에 추가 금리인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예측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보다 낮은 국채금리를 들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국채금리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크게 하회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국채금리는 지속적인 하향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실제 10년물 국채는 7%에 근접하는 수준이고, 1년물의 경우에는 6.3% 내외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해 전문가들은 한 차례 인하만이 아니라 0.5%p 이상의 조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나몬 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Dian Ayu Yustina는, “중앙은행 기준금리 수준은 경제성장율 목표 5.4~5.8%, 대출증가율 목표 15~17%를 달성하기에는 어려워 보이는 수준입니다. 채권투자자들은 이를 근거로 조만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점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달 상반기만 하더라도 미국의 금리인상과 이후 예상되는 자금유출 등을 고려할 때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건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좀 더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경제성장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조코위,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무근

경제정책은 크제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세수를 통해 재원으로 국회의 동의를 거쳐 시행되는 각종 정책은 재무부를 비롯한 각 정부부처의 권한 하에 있습니다.

반면 물가상승율과 국제수지의 균형을 담당하는 금융정책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중앙은행의 권한 하에 두고 있고, 정부의 개입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보장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도 2004년 시행된 인도네시아중앙은행법에 따라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관료의 금융정책 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17일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0.25%p 인하 결정된 것을 두고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닌가 하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지난 25일 개입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조코위 대통령은 중앙은행의 금융정책 결정에 개입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된 사항이라 불가능하다고 부인하면서도 금리 인하 필요성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즉, “물가상승율이 5% 아래로 내려간다면 중앙은행도 금리를 인하하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는 디플레이션을 경험했고, 2월과 3월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금리를 내려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습니다.

아구스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금리인하 결정이, 물가상승율이 확연히 안정된 점 등 철저히 경제적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정부의 개입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이같은 우려가 대두되는 것은 이번 중앙은행 총재단 회의 직전을 비롯해 최근 몇 주 동안 아구스 총재가 대통령궁에 자주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Sofyan Djalil 경제조정부장관은, “대통령께서 중앙은행 총재를 자주 만나시는 게 처음엔 좀 의아했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는 거의 없었던 일이니까요.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격식을 크게 따지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중앙은행은 물론, 금융감독청 즉, OJK를 비롯한 다양한 경제 인사들과도 만나실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에서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두고 많은 갈등이 있어왔습니다. 그리고 중앙은행의 역할과 독립성 정도에 대해서는 학자에 따라 다른 의견이 있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인도네시아가 정부와 중앙은행이 긴밀히 소통하면서 물가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미 방출

인도네시아 국민들도 한국과 같이 쌀을 주식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쌀 가격이 30% 상승해, 킬로그램당 지역과 품종에 따라 9,000에서 12,000 루피아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5일 인도네시아 정부는 보유 중이던 쌀 30만 톤 방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가격은 킬로그램당 1,600에서 7,400 루피아 사이로 결정되었습니다.

쌀 가격은 물가상승율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식료품보다도 높아, 이번 정부미 방출이 물가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쌀 가격 상승과 관련하여 유숩 칼라 부통령은 유통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면서 원활한 수급이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가격상승이 초래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즉 기술적인 문제라는 견해를 보인 것입니다.

이를 고려해서인지 조코위 대통령은 국가물류청의 지역청장들과 가진 화상회의를 통해 유통상의 문제를 점검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지역청장들은 곡물 배분과 관련하여 아무런 문제점이 없고, 소비자들은 조만간 인하된 가격의 쌀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보고했다고 합니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넓은 국토에서 삼모작이 가능한 기후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해에는 45만 톤의 쌀을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수입했다고 합니다. 이는 수확, 공급, 유통, 수요의 엇박자에 기인한 것이라고 합니다. 부실한 물류와 유통망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조코위 정부의 인프라 개발이 재정지출을 통한 단기적 경제성장 효과만이 아니라, 물류개선 효과를 통한 쌀 가격 안정과 같은 효과도 낳게 될 거라는 기대도 가져보게 됩니다.

인도네시아, E-Commerce 춘추전국시대

E-Commerce는 전자상거래를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앞으로 인도네시아가 이억 오천만명이 넘는 인구와 중산층의 성장으로 전자상거래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일본의 Rakuten은 인도네시아의 중소 납품업체들을 대상으로 Rakuten University 과정을 개설한다고 합니다. 이는 지난 2000년 일본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인데, 검색 프로그램 운용법에서부터 사진 촬영기술에 이르기까지 온라인 몰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교육하는 과정입니다.

현재 Rakuten Belanja Online에는 천여 명의 몰 운영자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Yasunobu Hashimoto 이사는 “인도네시아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좀 더 확대되도록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몰 운영자들의 실력이 향상되면 Rakuten의 서비스도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올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 즉 IDC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올해 전자상거래 규모는 스마트폰의 활용도 증가에 힘입어 30억 불, 원화 기준으로는 3조 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SK 플래닛과 인도네시아의 3위 이동통신회사인 XL Axiata가 함께 설립한 Elevenia도 최근 2천 4백만불, 즉 270억 원을 추가 투자해 사업확장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번 투자재원은 모바일 플랫폼 개선과 마케팅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매출규모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전년 대비 다섯 배의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고 합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지난해 원화 기준으로 400조 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550조 원에 육박할 거라고 합니다. 한 해 동안 100조 원이 넘는 성장이 예상된다는 건데,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1위 업체인 알리바바도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해외업체들의 안방 공략에 맞서 인도네시아의 Lippo 그룹은 지난 25일 MatahariMall.com이라는 전자상거래업체 신설을 발표했습니다. 향후 2, 3년 동안 5억 불, 원화로 5천 5백억 원 규모를 투자해 한 해 매출 10억 불, 즉 1조 1천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인도네시아의 알리바바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발표했습니다.

그야말로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들의 경쟁을 통한 성장이 질 좋은 서비스 제공으로 이어져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의 생활을 더 윤택하게 하는 날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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