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해외방문, 60주년 반둥회의에도 실리를 찾아야

2015년 4월 21일

세계열강들에 미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60주년 2015년 아시아 아프키리카 정상회의(일명 반둥정상회의)가 개막되었다. 지난 4월 19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각종행사에 세계 33개국 정상, 6개국 부통령, 그리고 90개국 대표단이 인도네시아를 찾았다.

하지만 60주년 아시아 아프키리카 정상회의 기념식장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없었다. 대회시작 오래전부터 세계 주요언론과 한국 언론은 반둥정상회의에서 남북한 정상회담 가능여부가 초미에 관심사였다.

지난 2월 아시아 아프리카박물관 토마스 관장도 한인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남북한 정상을 초청했고 남북한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반둥회의에서 남북한 정상이 참석하는 확률은 적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그중에 가장 큰 이유는 5월 러시아 전승기념대회이었다. 그래서 국내외 언론은 러시아 남북한 정상회담에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유로 러시아 전승기념대회 정상참가를 거부하자 한국도 뒤따랐다.

그럼 당연히 인도네시아 반둥정상회의 참가에 해야 되는 것 아니냐가 인도네시아 한인동포들의 시각이었다. 전문가들에 시각도 그리했다. 결과적으로 세월호 참사 1주기와 성완종 파문의 와중이라는 국내 정치적 요인을 뒤로한 채 대통령은 최장기인 9박 12일간의 콜롬비아·페루·칠레·브라질 4개국 순방에 나섰다.

한겨레신문 4월 20일자 사설에서는 “19~23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회의(반둥회의) 60돌 기념행사보다 얼마나 어떻게 중요한지 모르겠다. 반둥회의는 미국과 옛 소련의 진영에 가담하길 거부했던 아시아·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비동맹회의의 모태로, 국제사회에 큰 족적을 남긴 바 있다. 이번 기념행사에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참석하는 것만 봐도 그 비중과 의미를 알 수 있다. 더구나 아베 총리는 여기서 역사인식과 관련한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우린 황우여 교육부총리를 특사로 파견한다니 너무 긴장감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4월 19일부터 인도네시아 정부는 반둥회의 60주년을 맞아 제16차 아시아·아프리카(AA) 회의와 반둥회의 60주년 기념식을 열고 있다.

이때 열리는 제 16차 AA 회의에서 3대 선언문 가운데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 지지’가 우리정부에는 예민해 보인다. 제 16차 AA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지지, 반둥 메시지, 아시아-아프리카 신전략파트너십 강화 등에 관한 3개 문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그간 미국은 그동안 이스라엘 편에 서서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지난 3월 23일 오바마 대통령은 기존의 중동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했고 4월에는 쿠바와 정상회담도 가졌다. 또한 푸틴 대통령도 3월말 아랍연맹(AL) 정상회의에 보낸 축하 서한에서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사례이다.

한편 조코위 대통령은 3월 22일부터 28일까지 한국을 사이에 두고 일본 중국을 공식방문했다.

일본과·중국을 차례로 공식 방문한 조코위 대통령은 양국으로부터 총 743억달러(약82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았다고 조코위 대통령의 중·일방문에 동행한 프랭키 시바라니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위원회(ICB) 위원장이 3월 29일 밝혔다. 프랭키 위원장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각각 684억 달러(약75조원)와 59억 달러(약7조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로 한 데 합의했다는 것이다.

조코위 대통령의 한국방문은 지난 12월 11일부터 이틀간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 아세안 10개국 정상과 참석했다는 이유로 미루어졌다는 게 인도네시아 정가의 시각이다.

2014년 10월 최근 조코위정부 출범이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뜨거운 이슈는 대통령 취임식과 아시아·아프리카회의(반둥회의) 60돌 기념행사이다.

10년 만에 정권 교체되는 인도네시아 대통령 취임식에는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이 경축특사로 파견되었고, 60주년 반둥회의기념식에는 황우여 교육부총리를 특사로 파견했다.

주변 열강들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33개국 정상 그리고 90개국 대표단이 인도네시아를 찾았다. 60주년 반둥회의 행사로 인도네시아 정부당국은 각국 정상들이 전용기를 가져오는 바람이 수까르노하따 공항에 비행기주차장이 없어서 뽄독인다 공군비행장까지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기자들은 “한국 대통령은 언제 방문하냐”고 묻는 말에 “시북 스깔리(너무 바빠서)….”라고 말을 잊는다. 우리 동포들도 “아무리 바쁘지만 대통령이 이번에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으면 좋았을 뗀데…”라고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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