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통 사업 철수하는 롯데·신세계 동남아·미국 시장 확대

롯데가 신세계에 이어 중국에서 유통 사업을 철수한다. 이들 기업은 중국 사업 철수와 함께 동남아와 미국으로 시선을 돌려 해외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해 상반기 내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HQ(Lotte China Management Co Ltd)를 정리한다.

중국 HQ는 롯데쇼핑(023530)이 70%, 롯데지주가 15%, 롯데케미칼이 15%의 지분을 소유한 법인 형태의 조직이다.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의 역량을 집약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2012년 설립됐다.

그러나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이 시작되면서 현지 롯데 계열사들이 줄줄이 위기를 맞자 중국 HQ의 역할도 줄어들었다.

당시 중국 당국은 소방·위생·환경 규정 위반 등을 구실로 롯데마트 등에 영업 정지 처분을 내렸고, 중국 소비자들 또한 대대적인 불매운동에 나섰다. 결국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은 2018년 철수를 결정했다. 5곳이던 중국 내 롯데백화점은 현재 1곳(청두점)만이 남아 있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등 식품 계열사도 2019년 중국에서 사업을 접었다.

롯데그룹의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도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롯데그룹은 2014년 선양에 롯데백화점 점포를 내며 연면적 145만㎡(약 44만평) 규모의 쇼핑몰·테마파크·호텔·아파트 등 초대형 랜드마크를 만들 계획이었다.

다만 롯데 측은 중국 내 유통사업의 완전 철수는 아니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각 계열사별 사업 영역이 다른 만큼 전체 철수라고 볼 수는 없다. 롯데케미칼 등은 중국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139480)도 적자가 장기화된 상태에서 사드 보복이 더해져 2017년 현지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롯데와 신세계(004170)는 각각 동남아시아와 미국으로 방향을 돌려 해외 사업 강화에 다시 한번 힘을 주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미국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의 미국 현지 법인인 PK리테일홀딩스는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에 ‘뉴파운드 마켓’ 1호점을 오픈해 본격적으로 영토 확장에 나선다.

뉴파운드 마켓은 PK리테일홀딩스가 인수한 수퍼마켓 체인인 ‘굿푸드 홀딩스’의 6번째 신규 마켓 브랜드로서 식음료 제품들의 혁신을 담은 유통 매장이다. 특히 캘리포니아 일대 외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곳곳에 한국 SSG프리미엄마켓과 같은 하이퀄러티 레스토랑을 배치했다. 신세계는 이번 1호점 개장 후 고객 반응을 지켜본 후 프리미엄 요소를 더해 미국 다른 지역으로 뉴파운드 마켓 입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2018년 ‘브리스톨 팜스’와 ‘메트로폴리탄 마켓’ ‘레이지 에이커스’ 등 3개의 유통 브랜드를 가진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해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듬해에는 굿푸드홀딩스를 통해 ‘뉴시즌스 마켓’을 추가로 사들이며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미국 서부 지역에서 굿푸드홀딩스의 메트로폴리탄 마켓, 뉴시즌스마켓 등 총 5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달 미국 내파밸리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를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와이너리의 희소성으로 부동산 가치가 높고 신세계그룹의 와인 구매 경쟁력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투자다.

신세계는 부동산 자산이 핵심인 해외 자산을 연달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여러 매물들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인수로 안정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겠다는 계산이다. 롯데는 베트남·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중 롯데마트가 동남아시아 사업 규모를 눈에 띄게 키워가고 있다.

2008년 12월 호찌민시 남사이공점을 시작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현재 14개점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4월에는 롯데마트 냐짱점을 신규 오픈하면서 2년 만에 첫 출점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도 했다.

또, 롯데마트는 연내 베트남 북중부에 15호점인 빈시(Vinh)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주춤하거나 올스톱됐던 해외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08년 대형마트 마크로 19개점을 인수한 이후 현재 49개점을 운영 중이며, 오는 2023년까지 100여 개 점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까지 현재 점푸 수 대비 2배 넘는 100여 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역 특색을 반영한 도매형 매장과 현지 업체와 차별화하기 위한 한국식 소매형 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인구는 중국·인도에 이어 3위로, 경제 성장률도 매년 6%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비중이 50%를 차지하면서 한류의 영향도 가장 많이 받고 있다”라며 “높은 경제 성장률과 인구 증가 등이 매력적인 요소로 꼽히면서 동남아시아 사업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라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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