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영웅서 파렴치한으로”… 동티모르 고아 성폭행한 美 신부

동남아시아의 작은 섬나라 동티모르에서 자신이 돌보는 어린 소녀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전 미국 사제가 현지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고 AP통신 등이 20일 보도했다.

동티모르 오에쿠시에서 수십년간 선교사로 활동한 리처드 다슈바흐(84)는 자신이 설립 운영한 아동보호소에서 사는 고아 등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동 포르노와 가정폭력 혐의도 있다.

이 재판은 지난 2월 시작됐지만 지난달 결론을 내리기 전까지 여러 차례 연기됐다. 소송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각종 위협과 온라인 공격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펜실베니아에서 태어난 그는 1966년 동티모르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을 때 처음으로 이 곳에 왔다. 이후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의 지배를 받았고 다슈바흐는 1992년 아동보호소를 설립했다.

그는 20년 넘게 가정폭력을 피해 도망친 가난한 가정의 고아, 어린이, 청소년을 돌보며 지역 영웅으로 떠올렸다. 동티모르는 가톨릭 신자가 절대 다수인 데다 다슈바흐는 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운 핵심 인물이어서 존경을 받았다. 사나나 구스마오 전 동티모르 대통령 등도 그를 지지했다.

그러나 이 쉼터에서 자란 12명 이상의 여성들이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그의 두 얼굴이 드러났다.
AP통신은 이들 중 5명과 인터뷰하며 다슈바흐는 침실 문에 어린 소녀들의 목록을 보관했고 매일 밤 그 소녀들 중 한 명을 자기 무릎에 앉혔다고 전했다.

또 부적절한 성행위는 물론 성관계, 성폭행까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슈바흐의 법정 대리인은 이번 판결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워싱턴 D.C의 미국 연방대배심도 지난 8월 다슈바흐를 기소했다. 보호소에서 불법적인 성행위를 한 혐의는 7건에 이른다. 미국에서 유죄가 선고될 경우 다슈바흐는 각 혐의에 대해 최대 3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지만 법무부는 이 신부를 인도할 계획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또한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기부자 중 한 명과 관련된 3건의 사기 혐의로 수배됐다. 국제형사기구(인터폴)는 적색수배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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