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신태용(51)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스즈키컵) 준결승 첫 경에서 홈팀 싱가포르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도 끝까지 지키지 못하면서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66위 인도네시아는 22일 싱가포르 칼랑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스즈키컵 4강 1차전에서 개최국 싱가포르(160위)와 1대1로 비겼다.
신 감독은 수비수 5명 앞에 미드필더 4명과 최전방 공격수를 1명을 배치하는 수비 중심적인 전술로 나섰다.
인도네시아는 전반 초반 점유율에서 40%-60%로 밀렸지만, 전반 10분 이후부턴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면서 상대보다 많이 뛰는 축구로 경기 흐름을 잡아갔다.
올 시즌 국내 프로축구 K리그2(2부) 안산 소속으로 14경기에 출전한 인도네시아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 아스나위 망쿨람(22)과 폴란드 리그 레히아 그단스크에서 뛰는 오른쪽 미드필더 위탄 술레이만(20)의 콤비 플레이가 빛났다.
전반 19분 아스나위의 패스를 받은 술레이만이 골 지역 정면에서 위협적인 왼발 슈팅을 날렸다.
결국 둘은 9분 후 선제골을 합작했다. 아스나위가 인도네시아 진영에서 태클을 당하고도 균형을 잃지 않고 일어서더니 싱가포르 진영 오른쪽 측면으로 약 50m를 달려갔다.
그는 중앙에 있던 술레이만과 한 차례 패스를 주고받으며 수비를 벗겨 내고선 페널티박스까지 돌파한 다음 다시 술레이만에게 패스했다. 술레이만이 왼발로 마무리하면서 인도네시아가 1-0으로 앞서 나갔다.
전반에 많이 뛰었던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후반 들어 지친 모습을 자주 보였다. 싱가포르보다 하루 덜 쉬고 4강전을 치른 탓도 컸다.
싱가포르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지난 18일에 치렀지만, 인도네시아는 지난 19일에 조별리그를 마쳤다.
인도네시아는 후반 19분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싱가포르 공격수에게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허용했다.
상대 선수 슈팅이 빗나가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후반 25분 태국 리그 BG빠툼에서 뛰는 이크산 판디(22)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두 팀은 이후에도 공방을 벌였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신 감독은 경기 후 “오늘 경기 결과에 절대 만족하지 못한다. 한번 고비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쉽다”며 “우리가 잘하지 못했던 것을 더 연구하겠다. 준비를 잘해서 다음 경기에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B조에서 3승1무로 승점 10을 확보, 박항서(62) 감독이 지휘하는 ‘디펜딩 챔피언’ 베트남을 다득점(13-9)에서 누르고 조 1위로 4강에 올랐다.
스즈키컵에서 준우승만 5차례 한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에서 첫 우승에 도전한다.
반면, 스즈키컵에서 통산 4차례 우승한 싱가포르는 A조에서 3승1패로 조 2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싱가포르는 2012년 이후 9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간 준결승 2차전은 한국 시각으로 오는 25일 오후 9시 30분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다. 이 경기에서 이긴 팀은 베트남과 태국간 4강전 승자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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