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비하한 한국 드라마에 시청자들 분노

강수민/ SPH KV 9

최근 SBS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이 인도네시아인들에 대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배드민턴을 소재로 다룬 이 드라마는 대회 일부 장면에서 인도네시아 선수 측을 몰상식하게 묘사해 인도네시아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지난 14일 방영된 5회는 등장인물 중 하나인 한세윤(이재인)이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모습을 그렸다.

극 중 팽 감독(안내상)은 “숙소 컨디션도 엉망이고 말이야, 지들은 본 경기장에서 연습하고 우리는 에어컨도 안 나오는 다 낡아 빠진 경기장에서 연습하라고 하고”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경기 중 인도네시아 관중들이 한세윤의 실수에 환호하자 한국 코치진이 “공격 실패 때 환호는 개매너 아닌가요?”, “매너가 있으면 야유를 하겠냐?”고 말하는 장면도 나왔다.

방송 이후 SBS에 인도네시아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해당 장면이 모욕적이고 인종차별이라는 이유였다.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은 “드라마 방송을 멈춰라”, “한국에 너무 실망스럽다”, “우리를 우습게 보지 말라”는 등 강하게 비판을 이어갔다.

계속되는 항의에 SBS는 17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어로 “특정 국가, 선수, 시청자를 비하하는 의도는 아니었다”라며 공식 사과문을 남겼다. 하지만 이마저도 홈페이지가 아닌 쉽게 찾을 수 없는 댓글로 올려 “성의 없다”라는 반응을 낳았다.

현재 한류 문화가 세계적인 위상을 얻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은 한국 사회의 책임감과 신중한 자세가 요구되는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