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문제가 심각한 인도네시아에서 비닐 포장지를 벽돌로 재활용하는 아이디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7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34세 동갑 여성 오비 사브리나와 노비타 탄은 2년 전 자카르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벽돌을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일회용 커피, 샴푸, 세제부터 과자, 라면 등 온갖 비닐 포장지를 수거해 잘게 파쇄한 뒤 시멘트·모래와 섞어 다양한 모양의 벽돌을 ‘에코 브릭스’란 이름으로 찍어낸다.
에코 브릭스는 플라스틱이 섞였기 때문에 일반 벽돌보다 단단하지만, 가격은 기존 벽돌과 비슷하다. 인구 2억7천만명의 인도네시아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아직 미미해서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온다.
1만7천여개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해양 오염원 배출국으로 꼽히기도 했다. 발리섬이 2019년 비닐봉지·스티로폼·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했고, 수도 자카르타가 작년 7월부터 마트 등 상점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지만 일회용품 사용이 여전하다.
인도네시아의 사업가들은 ‘쓰레기에서 가치 창출을’이란 목표를 가지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꽃병, 우산, 소파 내부 자재 등으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브리나는 가족이 하는 건축자재 사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벽돌 생산에 꽂혔고, 친구 탄과 함께 SNS·왓츠앱 메신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매일 얼마나 많은 쓰레기를 생산하는지 알고 있느냐. 커피를 마시고, 간식을 먹고, 라면을 먹고. 그럴 때마다 나온 포장 쓰레기를 우리에게 버려달라”고 캠페인을 벌였다.
그 결과 많은 기부자가 알뜰하게 모은 포장 쓰레기를 주기적으로 보내오고 있다.
탄은 “우리는 매일 약 8만8천개의 비닐 포장지를 벽돌로 만들어 환경오염을 막고 있다”며 “지금까지 약 4t의 쓰레기로 10만 개 이상 벽돌을 생산했다”고 말했다.
4명의 직원을 고용 중인 이들은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며 일간 콤파스, 머데카를 비롯해 여러 현지 매체들이 두 젊은 여성의 활동을 번갈아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