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자랑이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글의 위대함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특히 외국에서 오랫동안 지낼수록 더욱더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아마 한인 동포분들은 공감하실 것이다. 한국어에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외국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찰지고 재치 있는 단어들이 많으며 모음과 자음만으로 모든 소리를 표현해낼 수 있다.
이러한 한글의 매력에 푹 빠져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의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한류 열풍도 이에 한몫을 하고 있다. 다민족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예 한글을 사용하는 소수민족이 있는데 바로 ‘찌아찌아족’이다.
약 7만여 명에 달하는 찌아찌아족은 대략 1만 7천여 개의 이웃 섬과 함께하고 있다. 그로 인해 사용하는 언어 역시 무려 700여 개에 달하는데 이 중에는 찌아찌아족의 고유 언어도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 고유 언어를 기록할 문자를 찾지 못하여서 민족의 역사를 기록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들에게 국제학술대회 참석차 찌아찌아족이 거주하는 곳을 방문하였던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전태현 교수가 한글 사용을 제안하였다.
이것은 2005년에 일어났던 일이며 본격적으로 한글을 부족에 도입하는 것은 2009년에 결정되었다. 이를 기점으로 한국 학계의 한글 보급 사업도 힘을 받기 시작했다.
한글 도입이 된 첫해에는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포함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 한 해에 300명씩, 10년 동안 모두 3천여 명의 학생들에게 한글을 가르친 결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쉽지 않은 길인 만큼 과정이 물 흐르듯이 흘러가지는 않았다.
한글 교육이 시작 된 지 1년 만에 한글 나눔 교육이 중단되었으며 2012년에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정부 주도 하에 세종학당이 설립되었으나 재정 문제로 약 7개월 만에 폐쇄되었다. 다행히 2013년 ‘한국 찌아찌아 문화교류협회’가 설립되면서 2014년부터 교육이 재개되었다.
2010년 3월 처음 파견된 정 선생님은 훈민정음학회, 세종학당 파견을 거쳐 현재까지 섬에 남아 현지인 보조 교사들과 함께 찌아찌아어 한글 수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시아발전재단(ADF)의 지원을 받아 태권도 교육도 동행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임에도 바우바우시 경찰서가 강당과 앞마당을 태권도 교육 장소로 내주었기에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으며 현지 청소년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알리는 동시에 소수민족의 역사도 지켜주는 이 과정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한글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순탄하게 이 교육이 이어지기를 간절하게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