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병 환자를 위한 따뜻한 나눔

임서영 / JIKS 10학년
땅그랑 지역에 사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헤븐스 멤버들과 한인 학생 6명이 르바란 전 기부 물품을 전달하는 뜻깊은 나눔이 지난 5월 8일 진행되었다.
봉사단체 헤븐스 멤버는 2005년부터 Soekarno Hatta 공항 뒷길에 모여 사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는 거로 시작되었다. 좋은 취지가 알려지며 주민 몇 명이 모여 함께 매주 토요일, 26가정에 쌀 5kg씩 나눠주는 거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현재는 매주 74가정에 쌀을 전달하고 있다.
이번 르바란 전 기부 물품은 민주평통, 재인도네시아 한인회, 로사리 베이커리(Rosary Bakery), 그리고 하이홈(Hi-Home)에서 제공하였다. 이 덕분에 다른 르바란 전 기부 물품보다 더 풍성한 르바란 선물 박스를 나눔으로써 우리 한인들의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현재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데도, 한인 중고등 학생 6명이 직접 봉사활동에 나서 더욱 의미가 깊다.
Sumbangan-2아침 7시에 6명의 청소년 봉사자들은 기부 물품 박스를 트럭에 옮겨 싣고 한센병 환자들이 사는 시따날라(Sitanala) 지역으로 향했다. 집 안의 벽은 무너질 듯하고, 바깥에 놓인 음식에 벌레들이 계속 모여드는 열악한 환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항상 차창 너머로 스치듯 지나갈 뿐이었는데 시따날라 마을 한센병 환자들의 생활을 직접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한센병 환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미소를 지으며 봉사자들을 환영하는 모습에 짠한 마음이 들었다. 물품을 하나씩 나눠주는 과정에서 환자들의 손을 자세히 보니 손가락 몇 마디가 뭉그러져 있었고 피부는 얼룩덜룩했었다.
한센병 또는 나병으로 불리는 이 병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병 중 하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2017년 인도네시아 한센병 환자가 15만 명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나라이다.
이 병은 피부의 병변이 홍반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외형적으로 보기 흉하여 오래전부터 ‘하늘이 내린 벌’이라는 오해를 받아왔다. 거기에 한센병은 제3군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되어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사회로부터 차별과 소외를 당해왔다. 하지만 한센병은 코로나19처럼 전염이 쉬운 전염병이 아니다.
이 병은 신체적인 접촉, 성적인 접촉, 또는 임신을 통해서도 쉽게 감염되지 않는다. 따라서 한센병 환자들은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되어야 하는 위험한 대상이 절대 아니다. 현재 땅그랑 지역의 한센병 환자들은 일반인과 어울려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치료가 잘 되고 있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헤븐스 봉사를 통해 한센병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한센병 환자들이 일반인과 어울리는 계기가 되고 있어 뜻깊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약자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헤븐스의 활동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헤븐스의 따뜻한 활동이 지속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후원이 이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