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제자’ 인도네시아 선수 K리그 사상 첫 진출

한국 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가 K리그에 진출해 화제다.
프로축구 2부 리그 안산 그리너스 FC의 주찬용 프로지원팀장은 오늘(22일)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수비수 아스나위 망쿠알람 바하르를 영입하기로 지난 19일 결정했다. 계약 기간은 1년(+옵션 1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출신 선수가 K리그 유니폼을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9시즌 K리그 인천에 베트남 박항서 감독의 제자 콩푸엉이 뛴 적이 있지만, 인도네시아로 확대됐다. 프로축구연맹이 지난 시즌부터 시행한 외국인 선수 규정 동남아시아(ASEAN) 쿼터를 통해 K리그에 진출한 인도네시아 첫 사례다.

만 21살 아스나위의 전격 K리그 진출에는 역시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의 적극 추천이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K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수비수로서 기본적인 투지와 근성을 갖춘 선수”라며 “K리그 2부가 아닌 1부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아스나위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에서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유망주로 현재 23세 이하 청소년대표팀과 성인대표팀을 오가며 활약 중이다. 오른쪽 측면 수비를 맡고 있는데, 자신 앞에 있는 공격수가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게 몸을 던지는 수비가 일품”이라면서 “다부진 체격으로 상대를 적극적으로 마크하는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최효진(38•전남)의 플레이와 똑 닮았다”고 표현했다.

신태용 감독이 아스나위를 추천한 이유는 인도네시아 대표팀 전력 강화라는 포석도 있었다. 현재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국가대표와 23세 이하 대표팀을 동시에 맡고 있는데, K리그 진출을 통해 아스나위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스나위는 인도네시아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활약한 유망주다. 2019년 인도네시아 축구협회 올해의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안산의 김길식 감독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신 감독의 적극적인 추천에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나위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대표팀의 스페인 전지훈련을 소화한 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체류 중이다. 국내 고용 추천 등의 서류작업을 마쳤고 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 비자 발급이 완료되면 곧바로 입국해 자가 격리를 거친 뒤 안산의 전지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안산 그리너스 구단주인 윤화섭 안산시장은 “인도네시아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아스나위 선수가 안산에서 활약해 준다면 안산에 사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물론 외국인 시민들에게 큰 자부심이 될 것이며, 한국인들과의 화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