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유가 인상.. 경제 활성화 기대”

인도네시아 신정부가 유가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불확실성이 제거돼 경제가 활기를 띨 전망이라고 현지 언론이 19일 보도했다.

조꼬 위도도(일명 조꼬위) 대통령은 지난 17일 밤 보조금을 지급하는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의 가격을 리터당 각각 2천 루피아 인상해 휘발유 가격은 8천500루피아(약 769원)로, 경유 가격은 7천500루피아(약 678원)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유가 인상으로 석유보조금 지출이 줄어 재정적자가 완화되고, 석유 소비와 수입이 줄어서 무역수지 적자가 감소하는 등 경제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정부예산 가운데 석유보조금 지출은 248억 달러로 전체 예산 지출의 15%이며, 유가 인상으로 예산지출에서 80억 달러가량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호주 웨스트팩은행 싱가포르 지사의 조나단 카브나 외환전략가는 “(석유보조금 축소로 확보한) 여유자금을 인프라 개발과 투자 등 장기성장을 부양할 수 있는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2009년부터 2012년 중반까지 연율 6%대 성장을 구가하던 인도네시아 경제는 최근 성장세가 5%로 둔화해, 정부로서는 경기 부양 정책을 위해 재원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조코위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석유보조금 축소를 단행함에 따라 경제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경제개혁 이행력을 확인했다며 환영했다.

이번 조치로 내년 최저임금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기업들도 내년 재정계획을 더욱 구체적으로 수립할 수 있게 됐다. 또 그동안 관망세를 취하던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투자계획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인상 첫 날인 18일 자카르타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하고 루피아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등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날 자카르타종합주가지수(JCI)는 0.96% 상승해 5천102.46포인트, 루피아화 가치도 달러화 대비 0.46% 상승해 1만 2천136루피아에 마감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18일 임시 정책금리회의를 열어 유가 인상으로 물가상승 기대심리가 형성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7.75%로 0.25%포인트 올렸다.

밤방 브로조느고로 재무장관은 유가 인상으로 올해 인플레이션이 7.3%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유가 인상 발표 후 자카르타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유가 인상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나, 과거 유가 인상 후 반응과 비교하면 차분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인도네시아에서 유가 인상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로 32년간 철권통치한 수하르토 대통령은 1998년 유가 인상 후 물가 급등으로 촉발된 시위와 소요로 결국 권좌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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