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인도네시아서 10조원 배터리 플랫폼 ‘그랜드 패키지’

LG에너지솔루션과 LG상사 등 국내 회사들이 참여하는 ‘그랜드 패키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주도권 확보를 위해 배터리 생산 전 공정에 걸친 협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 LG상사 등 컨소시엄 회사들의 배터리 동맹은 특히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가장 초기 단계인 니켈 광산부터 시작해 폐배터리 활용까지 모두 포괄해, 배터리 생애주기별 서비스를 의미하는 바스(Baas-Battery as a Service)보다도 더욱 광범위한 개념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여러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특히 최근에는 경쟁사인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인도네시아 정부에 니켈 광산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의향을 밝히면서 막판까지 치열한 투자유치 경쟁을 벌여야 했다.

그랜드 패키지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참여하는 기업만 최소 6곳이 넘는 다(多)기업 프로젝트다. 한국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 LG상사의 참여가 확정됐고 포스코도 합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각 공정마다 인도네시아 국영기업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배터리 소재인 니켈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국영 광산회사와 조인트벤처를 세우고, 배터리 서비스 개발을 위해 전력회사인 인도네시아 전력회사인 PLN과 JV를 세우는 식이다.

투자 비율은 각 공정별로 LG에너지솔루션과 컨소시엄에 속한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조율하기로 했다. 배터리 업스트림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포르타미나(Pertamina)가 4대6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컨소시엄 면면을 들여다보면 회사들은 배터리 생산(LG에너지 솔루션), 광산 채굴(LG상사), 니켈 제련(포스코) 등 각기 다른 배터리 관련 기술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전략도 함께 공유하고 있다.

컨소시엄의 주축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배터리 수요도 폭증하는 상황에서 배터리 소재를 효율적으로 공급 받아야 하는 필요성과 유럽에 이어 미래 먹거리로 동남아 전기차 배터리 허브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 등이 LG에너지솔루션을 이 프로젝트에 뛰어들게 만든 배경으로 보고 있다.

LG상사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 광산 채굴 작업에 참여한다. LG상사는 2007년 MPP 석탄 광산의 지분을 인수하며 인도네시아에서 자원 사업을 시작했다.

최근 MPP 를 매각하는 등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신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다. LG상사는 그랜드 패키지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01210000403_0포스코가 이번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면 배터리 셀 제작에 필요한 광산 제련, 양극재 생산에 투입될 예정이다. 최근 포스코는 미래 먹거리로 ’2차 전지 소재‘에 주목하며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프로젝트에 정통한 인도네시아 현지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측에 프로젝트에 참여해 달라고 제안을 했고 내부서 논의중인 상태”라며 “12월 중순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이후라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굴지의 회사가 손을 잡고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그만큼 인도네시아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배터리 소재인 니켈과 코발트, 망간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떠오르는 시장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광석 생산국으로 확인된 매장량만 6억 9800만t에 이른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2030년 ’전기차 산업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차 산업을 육성하고 있어 세제 혜택도 풍부하다. 지리적으로 인도양, 태평양, 남중국해의 교차 지점에 위치해 아시아 시장 진출에도 유리하다.

박세영 노무라증권 본부장은 “최근 광산 광물 가격을 보면 니켈 가격만 오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듯, 이번 프로젝트가 최종 타결되면 LG는 니켈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점 경쟁이 치열한 동남아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앞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