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에서 2020년을 빛낼 10대 기술을 발표했다. 해킹이 불가능한 인터넷, 개인맞춤 의료, 디지털 머니, 노화 방지 의약품, 새로운 분자를 찾아내는 인공지능 등 그 동안 인류가 꿈꿔왔던 기술 등이다.
1일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이 기술들이 인류의 삶을 크게 바꾸어놓을 중요한 기술들로 그 동안 꾸준한 연구가 이루어져왔으며 올해 들어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10대 기술에 포함시킨 사유를 설명했다.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 인터넷’ 구축 중
양자물리학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이 곧 선보일 예정이다.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스테파니 베너(Stephanie Wehner) 교수 연구팀은 양자 기술로 네덜란드 내 4개 도시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중이다.
이 네트워크가 완성되면 세계 최초로 해킹이 불가능한 인터넷(unhackable internet)이 가능해진다. 양자의 특성인 작은 파동에 정보를 입력해 인터넷이 작동하도록 하는 차세대 인터넷으로 특히 보안 기능이 완벽해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난 수년간 완벽한 수준의 보안이 가능한 파이버옵틱 케이블(fiber optic cable)을 통해 광자(photons)를 전송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특히 중국 연구진은 베이징과 상하이 간의 약 2000km 거리의 양자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상용화를 위해 실질적인 프로젝트가 진행하는 것은 델프트공대가 처음이다. 4개 도시를 연결하는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둘 경우 세계적으로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초고속 ‘개인맞춤형 의료시대’가 열린다.
의료진들에게 있어 가장 하기 힘든 일 중 하나는 환자에게 치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내용을 고지하는 일이다. 치명적인 불치병에 걸렸지만 치료할 방법이 없는 어린아이의 경우 보호자들과 아픔을 같이 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유전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차원의 맞춤형 의약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어떤 불치병이 특정한 DNA 때문이라면 유전자 교정을 통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개인맞춤형 의료(personalized medicine)를 말하는데 2016년 6살이었던 어린 소녀 밀라 마코벡(Mila Makovec)의 사례다.
당시 마코벡은 유전성 신경퇴행장애인 ‘바텐병(Batten disease)’을 앓고 있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소녀 한 명만을 위해 임상시험을 승인했고, 의료진은 소녀을 위해 신속하게 개발된 밀라센(milasen)이란 의약품을 통해 소녀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의료진은 마코벡을 완치하지는 못했으나 그녀의 상태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 발작 사례를 크게 줄였고, 걷거나 서 있을 수 있었다.
관계자들은 소녀의 치료가 유전자치료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지금 유전자 치료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안에 다양한 의약품이 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중 경쟁으로 비화된 ‘디지털 머니’
전체적으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시장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반면 디지털 통화시스템은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6월 페이스북은 ‘리브라(Libra)’라 불리는 디지털 통화 발행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20년 상반기부터 리브라를 발행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브라의 목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보다 간편한 금융 인프라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수십억 명의 사람이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마치 페이스북 앱에서 메시지를 공유하듯 손쉽게 자금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곧 중국인민은행이 자체적인 디지털 통화 계획을 밝혀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세계 2위의 경제 강대국이면서 세계 최대 인구를 확보하고 있는 중국이 디지털 머니(digital money) 발행계획을 서두르고 있는 중이다.
중국이 이처럼 디지털 통화 보급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리브라’로 대변된 미국의 디지털 통화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장악할 경우 막강한 힘을 휘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간의 디지털 머니 경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임상실험 잇따르고 있는 노화 방지 의약품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새로운 차원의 노화 방지 의약품(anti-aging drugs)이다. 최근 임상실험 중인 의약품들을 보면 수명 연장보다는 노화과정을 완화시켜 노인들에게 치명적인 질병들을 치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세놀리틱스(Senolytics)’란 의약품이다. 미국의 제약사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이 현재 임상실험 중인 이 약물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축적되고 있는 세포들을 제거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Unity Biotechnology)에서 임상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노인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의 치료 효과가 검증됐으며, 2020년 하반기 시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알카헤스트(Alkahest)란 기업에서는 현재 알츠하이머, 파킨슨, 치매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특히 젊은이의 혈액에서 발견되는 성분을 의약품화해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주입해 인지 기능 저하를 막는데 성공했다.
새로운 분자를 찾아내는 인공지능 기술
분자 차원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새로운 의약품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초극미의 세계에서 분자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의약품 표적을 확인하고 검증해나가야 하는데 연구자들에게는 매우 고달픈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 인공지능인 머신러닝 툴(machine-learning tool)이 연구실에 투입돼 어려운 연구 과제를 쉽게 풀어가고 있다. 실재하는 분자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후 그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화학적 가능성을 추론해나가는 방식이다.
이전보다 정확도와 속도 면에서 훨씬 빨라졌는데도 불구하고 비용은 훨씬 적게 들어 지금은 분자연구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장비가 됐다.
오는 9월에는 홍콩에 본사를 둔 인실리코 메디신(Insilico Medicine)과 캐나다 토론토 대학이 협력해 AI 알고리즘에 의해 가동되는 의약품 개발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MIT는 이 밖에 다수의 위성을 가동한 인공위성의 메가 별자리 (mega-constellations),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넘어선 양자컴퓨터(Quantum supremacy), 소형 인공지능(Tiny AI), 차등 사생활 기술(Differential Privacy), 기후변화 귀속(Climate change attribution) 등을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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