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비자 업무 폭증, 비자 영사 인력 부족?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을 일컫는 ‘동남아 VIP 3국’에서 한국행 비자심사 접수가 폭증해 관광비자를 발급받는데도 최고 45일이나 소요되고 있다. 6일 현지 대사관과 외교 당국에 따르면 현재 필리핀에서 관광비자를 신청하면 최고 45일, 베트남은 15일 또는 8일, 인도네시아는 일주일이 소요되고 있다. 2010년대 중반 들어 동남아 경제 성장과 저비용항공사(LCC) 취항, 한류 바람을 타고 관광비자 신청이 계속 늘고 있다.

특히 다음달 25~26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최되는데, 이 행사를 축하함과 동시에 아세안 국민 편의를 위해 10~12월 두 달간 비자 수수료 면제 조치를 취하면서 비자 발급 업무가 폭주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1일 보도를 통해,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은 현재 비자 담당 영사 두 명이 매일 800건 이상의 비자를 처리하고 있다며, 비자 수수료 면제가 시작된 10월 초엔 매일 1,000건 넘게 비자 신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 최대 처리 한계로 여겨지던 700건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대사관 관계자는 “영사들이야 밤을 새서라도 비자를 발급해주고 싶지만 밑에서 정보 입력, 인쇄, 조회 등을 담당하는 행정원들은 주 52시간 근무를 챙겨줘야 해서 여의치 않다”고 토로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이 발급한 비자는 지난해 약 16만 건으로 2010년(4만 건)의 4배지만, 인력은 고작 두 배 늘었다. 대사관 관계자는 “단수비자의 경우 신청일 포함 7일이 넘지 않도록 매일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라면서도 “신(新)남방 정책의 사람(People) 상생번영(prosperity) 평화(Peace) ‘3P 공동체’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신속하고 효율적인 인적 교류를 위해 비자 영사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자가 면제된 태국의 경우 현재 불법 체류자가 약 15만 명으로 중국 출신 불법 체류자의 두 배가 넘은 압도적 1위”라며 “비자 면제는 신중해야 하고, 현재 대안은 신속한 비자 발급”이라고 강조했다.

박재한 재인도네시아한인회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인들이 한국에 방문하면 비자수수료, 관광 등 많은 수입이 발생하는데, 요즘처럼 초스피드 시대에 비자 발급에 7일이 걸리는 건 모순”이라며 “영사 두 명이 업무 폭주로 너무 고생을 하는 것 같아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등 한국 언론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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