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발 니켈 값 급등에 포스코 ‘웃음’ 지었다

포스코가 예상치 못한 전세계 니켈 가격 폭등에 웃음 짓고 있다. 니켈을 주 원료로 하는 스테인리스강과 양극재가 최근 원료가 상승에 따라 판가 인상이 가시화된 상황. 포스코(005490)는 스테인리스 사업은 물론 주요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003670)이 양극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니켈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된 셈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가 니켈 원광 수출 금지 조치를 2022년에서 2020년 1월부터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전세계 니켈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기준 전세계 니켈광산 생산 1위(시장점유율 26%), 정련니켈 생산 2위(시장점유율 13%) 국가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 집계 전세계 니켈 가격은 올해 상반기 톤(t)당 1만2000달러 수준에서 소폭 등락을 반복하는 안정적인 모습이었지만, 인도네시아의 조기 수출 금지 조치 시행이 가시화된 7월 이후 급등했다. 9월 2일 1만8625달러로 5년래 최고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 25일 1만6890달러로 ‘고공행진’을 잇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2만 달러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업계 추산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니켈은 스테인리스강(70%), 비철합금(9%), 도금(7%), 합금강(6%) 등 다양한 철·비철용에 대부분 활용되며 전기차 배터리 등 2차전지(3~5%)에도 활용된다. 니켈 가격 급등은 이들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판가 인상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업체 가운데 특히 포스코가 톡톡히 호재를 누릴 전망이다. 포스코는 전세계 3위(생산능력 기준) 스테인리스강 생산업체인 데다, 주요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은 국내 주요 양극재 생산업체로 꼽히기 때문이다. 별도 기준은 물론 연결기준으로도 니켈 가격 인상에 따른 실적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최근 포스코는 철광석 가격 급등과 주요 전방산업인 조선과 자동차 업계 불황이 겹치며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터, 니켈 가격 급등에 따른 스테인리스강 수익성 극대화가 반가울 따름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녹록치 않은 업황 속에서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을 수성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를 스테인리스강 수익성 강화를 꼽는 마당이다.

실제로 포스코 3분기 스테인리스강 생산량은 50만2000t으로 전년 동기 54만t 대비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518억 원에서 533억 원으로 오히려 늘어난 상황. 포스코 관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6~7월 이후 현재까지 약 4000달러 정도 니켈 가격이 급등했으며 시차를 두고 제품 가격에 반영, 9월 이후 수익성을 회복했다”며 “3분기 스테인리스강 판가는 2분기 대비 몇 만원 이상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2017년 대비 2018년 스테인리스강 판가 인상폭이 3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한 분기 사이 큰 폭 인상이 이뤄진 셈이다.

주요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 역시 실적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스테인리스강과 마찬가지로 니켈을 원료로 활용하는 양극재 판가 인상이 4분기 가시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 리튬과 달리 코발트와 니켈은 2차전지향 수요 증가와 더불어 2020년 초부터 본격화되는 공급 축소로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가격 상승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는 양극재 가격 상승으로 연결돼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주가와 실적에 긍정적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몇 년 간의 추세에 비춰 하반기 2차전지 수요가 몰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전기차용 배터리의 73%가 하반기 출하됐고, 2018년에는 70%가 하반기에 집중됐다. 여기에 수요가 둔화됐던 ESS(에너지저장장치)용 2차전지와 소재의 수요 반등이 예상된다”며 “니켈 및 코발트 가격 상승에 따른 양극재 판가 상승효과로 이익의 규모 자체가 커지고, 양극재 생산의 원재료(변동비)인 리튬 가격 하락이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양극재 업체에 유리한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