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12, 2014
글. 한상재/한인포스트 칼럼리스트. 자연과환경 대표
정국칼럼
콤파스 신문은 그린드라당의 쁘라보워와 골까르의 이짤이 대규모 연합전선을 구상하고 나선 가운데 투쟁민주당의 조코위는 반대로 소규모 정당연합을 구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습니다. 벌써 두 당의 대선 주자들은 정반대의 구상을 밝히며 대립하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그린드라당와 투쟁민주당은 이미 향후 정치노선까지 밝히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여당인 민주당의 유도요노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최근 심기가 편치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아나스 전 여당대표가 함발랑 선수촌 부정부패 사건과 반둥 전당대회 당 자금 전달 의혹으로 구속되면서 재판과정에서 대통령과 대통령 아들인 이바스를 증인으로 요청했기 때문으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루훗 민주당 대변인은 정당 협력을 위해서라면 어느 당이든지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투쟁민주당도 예외는 아니라는 말까지 부언하고 있습니다. 특히 메가와띠 전 대통령 이름까지 거론하면 투쟁민주당과의 만남을 간접적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민주당은 그린드라당과 투쟁민주당에 한발 뒤지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가 봅니다. 사실 지난 4월 총선 결과는 오는 9일까지 공식 발표해야 합니다. 법이 정한 날짜입니다. 그런데 이게 어려운 실정입니다. 아직도 지방 선관위는 선거 집계를 중앙선관위로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인지 민주당의 행보는 느립니다. 그러나 만약 선관위가 법정 시일 내에 선거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 문제는 확산될 수 있습니다. 정당별 국회의석수가 확정되지 못했기 때문에 대선 후보 등록일을 늦춰야 하고 대선 투표일도 뒤로 미뤄야 하는 등 문제가 많게 됩니다. 환란이 올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한편 TV 방송사는 투쟁민주당과 협력하기로 한 나스뎀당 총재 소유인 메트로 TV와 그리드라당과 협력하기로 한 골까르당 총재 소유인 티TV원, 이렇게 2편으로 갈라서서 자기 편 당의 행사를 집중 보도하는 케이스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메트로 TV 와 TV 원의 대결로 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먼저 중부자바 솔로시는 투쟁민주당의 조코위를 지지한다는 행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일전에 그린드라당과 협력할 것처럼 보였던 하누라당의 위란또 전 통합군사령관이 이 행사에 메가와띠 총재와 나란히 서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하누라당이 투쟁민주당과 협력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어 족자카르타의 가자마다 대학이 조코위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것은 조코위가 가자마다 대학 농과대학 임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 조코위가 근무했던 아체, 수마트라 남부 이런 곳에서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편 쁘라보워 수비안토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과거 경력 때문이 제일 큰 이슈입니다. 먼저 1997년과 98년 외환위기 때 수하르토 전 대통령이 하야 위기에 처했을 때 일입니다. 당시 그는 특전사령관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하르토 하야 와중에 구데타를 시도하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 인권위원회는 당시 하야 시위를 하던 시민과 연예인들을 잡아 간 부대가 특전사인 만큼 쁘라보워가 나와서 진상 규명을 해 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PPP당 총재가 양당간 협력을 미끼로 막대한 자금을 건넸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대체로 인도네시아 대선 구도는 양당구도로 가는 듯 합니다. 즉 투쟁민주당과 그린드라당을 중심으로 갈라서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대선 후보는 역시 조코위와 쁘라보워가 대세입니다. 이들 대선 후보 중에 누가 부통령 후보로 나설지 이것이 큰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다급해진 민주당의 손짓
이제 2014년 7월 대선에 나갈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를 정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겨놓지 않고 있습니다. 4월 총선 이후 지금까지 각 정당들마다 물밑 타진을 해 왔습니다. 이젠 그 중간 결과를 수면 위에 띄워 놓고 최종 합의를 해야만 할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여당인 민주당은 좀 다급해 진 모양입니다.
이미 PDIP 당은 나스뎀 당이 선점하고 나선 바 있습니다. 그 후 PKB 당과 PPP 당이 PDIP 당과의 협력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그린드라당은 골까르당과의 협력을 전격 선언하고 나왔습니다. 이제 남은 당은 여당인 민주당과 PAN 당, 그리고 PKS 당입니다. 이들 3개 정당은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유도요노 현 대통령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총선 이후 민주당 유도요노 총재는 홀로서기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은 대선 후보를 내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PAN 당은 사돈 관계니까 물론 민주당과 언제든 협력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좀 껄끄러운 관계가 된 바 있는 PKS 당과도 어떻게든 협력을 이끌어내 차기 대선 후보를 민주당에서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PAN 이나 PKS 당이 이걸 어떻게 수용할 지 의문입니다.
어쩌다가 민주당이 여기까지 밀렸는지에 대해선 전혀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선 민주당은 부정부패척결위원회(KPK)와의 결별이 중요한데도 자꾸 민주당 관련 고위 공직자들이 걸려들고 있는 것을 애써 무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큰 걸림돌입니다. 이런 것을 의식한 때문인지 아니면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잃을 경우 KPK 의 조사가 강해 질 것이 두려운지 유도요노 대통령의 처남인 에디가 아브라함 사마 KPK 위원장을 런닝 메이트로 선정하고 싶다는 의지를 공개했습니다. 물론 KPK 위원장은 무답으로 응수하는 중입니다.
한편 루훗 민주당 대변인은 메가와티 PDIP 총재를 향해 구애를 하고 있습니다. 메가와티가 SBY 대통령을 만나 정당 협력을 논의해 달라는 주문입니다. 민주당도 PDIP 의 조코위를 대통령 후보로 밀고 그 대신 부통령 후보를 내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PDIP 와 협력하여서라도 쁘라보워를 물리치고 KPK의 조사도 피해 보겠다는 의중이 엿보입니다. 이만큼 민주당의 속내는 타들어 간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연 민주당의 손짓을 메가와띠가 받아 줄지 그게 인도네시아 정치권의 현주소입니다. 아무데서나 아무렇게 손짓을 하면 혹시 지나가는 나그네가 손 흔드는 사람을 두고 뭐라 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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