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이 국내 기업들의 신기술 경연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KT와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5세대(5G) 통신 시범서비스를, 현대자동차는 최첨단 수소전기버스를, LG전자는 길안내 인공지능(AI) 로봇을 선보일 것이라고 한다. 국가 이미지는 물론 기업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에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를 두고 다양한 산정방식이 있지만, 간과할 수 없는 게 무형의 홍보 효과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한국의 경제발전상을 세계에 알린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역동적인 한국 이미지를 과시한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단적인 사례다.
하지만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한국 제품의 해외소비자 인식조사’는 한국이 국가 이미지나 상품 브랜드 측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외 소비자에게 일본산은 ‘기술력’, 중국산은 ‘가격’, 유럽산은 ‘글로벌 감각’이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지만, 한국산은 별다른 이미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IT 가전 등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는 높지만 국가 이미지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점도 여전하다.
선진국이 올림픽을 국가 도약의 기회로 활용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평창올림픽이 한국을 세계에 각인시키는 지렛대가 되게 하려면 단순히 신기술 시연장으로 끝나선 안 된다. 신기술이 전향적 규제혁신으로 대중화되고 세계시장 선점으로 이어져야지,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승 행사를 한 뒤 “우리 기술이 자랑스럽다”고 한 자율주행·수소자동차만 해도 그렇다. 수소차 양산은 물론 수소차 자율주행 성공도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다.
하지만 정부가 대기업 특혜 시비를 우려해 충전소 확충 등을 미적거리면서 뒤처지게 생겼다. 5G 통신도 한국이 시범서비스에선 앞서지만 일본 중국 등은 상용화에서 한국을 제치겠다고 벼르는 중이다.
AI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활용 또한 곳곳에서 장벽에 막혀 있다.평창올림픽을 이런 난관을 돌파할 전환점으로 활용하자. 신기술이 신시장 창출로 이어지고 세계로 뻗어가면 한국의 고유한 프리미엄 구축도 그만큼 앞당겨질 수 있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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