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 KF-21, 인도네시아에 16대 첫 수출 임박

▲한국 인도네시아 합작 초음속 전투기 KF-21

공동개발국 인도네시아와 첫 수출계약 체결로 4.5세대 전투기 글로벌 진출 본격화

고등훈련기, 잠수함,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매번 인도네시아가  K 방산의 길잡이 역할

(서울 = 한인포스트) 한국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전투기 KF-21이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에 처음 수출되며 국방력 증강사업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게 됐다. 동시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추가무장시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전투기의 실전 배치를 위한 최종 단계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달 말 예정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국빈 방한 때 KAI가 KF-21 16대 도입을 위한 수출계약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최종 협약 금액 조율 과정을 거쳐 상반기 중 별도로 계약식이 치러질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전투기의 첫 해외 수출 성사로 평가되고 있다.

21년 역사의 국가 핵심 방위사업, 본격 양산 단계 진입

KF-21 체계개발사업은 2000년 11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늦어도 2015년까지 첨단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는 항공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선언으로부터 시작됐다. 공군의 노후 전투기인 F-4와 F-5를 대체하고 미래 전장 환경에 부합하는 4.5세대 전투기를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하는 국가 핵심 방위사업이다.

초반에는 사업 타당성과 첨단기술 확보 등으로 인해 진척이 지연됐으나, 방위사업청이 2015년 12월 KAI와 체계개발 본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개발이 본격화됐다. 인도네시아와 함께 추진하는 체계개발에 2015년부터 2026년까지 8조1천억원이 투입되고, 2026∼2028년 양산비로 8조4천억원이 책정되는 등 총사업비가 16조5천억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방위력 증강 사업’으로 불려왔다.

KF-21은 지난 1월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방위사업청은 올 상반기 중 체계개발을 최종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양산 1호기를 공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KAI는 방위사업청과 KF-21 추가무장시험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6천859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번 추가무장시험 계약은 전투기의 실전배치를 위한 최종 검증 단계로, 다양한 무장체계와의 통합 적합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인도네시아, K 방산의 ‘길잡이’…누적 수입액 5조7천억원

인도네시아는 K 방산의 주요 고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누적 수입액만 43억달러(약 5조7천327억원)로 아세안 지역에서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고등훈련기, 잠수함,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매번 인도네시아가 길을 터줌으로써 K 방산의 국제진출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인도네시아가 K 방산을 처음 도입한 것은 1974년이다. 현대중공업의 미사일 고속정 4척을 도입했으며, 이는 한국 함정의 최초 수출 사례였다. 이후 2001년에는 KAI의 기본훈련기 KT-1을, 2011년에는 KAI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수입했다. 같은 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장보고급 잠수함 3척도 주문했다. 연이은 방산 협력의 결과로 인도네시아와 우리 정부는 2017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게 됐고, 이후 2019년에는 잠수함 3척을 추가로 주문했다.

추가 수출 규모 13조원대…프라보워 대통령의 국방력 강화 의지가 배경

인도네시아의 K 방산 추가 도입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KT-1 20여 대, T-50 계열 40여 대는 물론 이번 KF-21 계약의 잔여 물량 36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를 합산하면 추가 수출 규모만 13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K 방산을 연이어 도입하려는 배경에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작용하고 있다.

2024년 10월 취임한 프라보워 대통령은 조코위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했으며, 당시부터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방산 사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보여왔다. 그는 “인도네시아 국방 예산은 동남아시아 다른 나라보다 가장 낮다”며 국방비 증대를 적극 주장해왔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국방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7~0.8% 수준으로,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낮은 편에 속한다.

신뢰도 문제 제기…체납과 기술유출 혐의 등 불안 요인 상존

다만 업계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KF-21의 공동개발국으로서 KF-21 총개발비 8조1천억원 중 20%에 해당하는 약 1조6천억원을 부담하기로 하면서 시제기 48대와 기술을 이전받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개발비를 체납했다. 그 사이 인도네시아는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와 튀르키예의 칸 전투기 도입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한국과의 협력에 미온적인 기류를 보였다. 이에 우리 정부는 개발이 완료되는 올해까지 6천억원의 개발비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합의한 상태다.

[그래픽] 인도네시아 KF-21 개발 분담금 관련 일지… 방위사업청은 16일 열린 제16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KF-21 공동개발 분담 비율 조정 및 후속 조치 계획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한때 양국 관계에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2024년 12월 KF-21 공동개발을 위해 KAI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기술진이 자료 유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프라보워 대통령은 취임 후 순방 당시 일본, 중국 등을 방문하면서도 한국을 찾지 않아 양국 관계의 경직된 상황을 반영했다.

이행 계약으로의 발전 주목…잔여 물량의 향방 관심

19일자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방위사업학회 김호성 회장은 “인도네시아와의 이번 계약협약은 이행계약으로 이어지는 과정”이라면서 “다만 도입하기로 한 남은 물량에 대해 다른 전투기 기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KF-21 수출 계약의 체결은 국내 전투기 개발의 국제적 위상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KAI의 추가무장시험 계약 체결로 전투기의 실전 배치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인도네시아와의 추가 협력을 통해 ‘K 방산’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인도네시아와의 신뢰 구축과 잔여 물량에 대한 확실한 수출 계획 수립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부 편집부 종합)

기사가 정보에 도움이 되셨는지요? 기사는 독자 원고료로 만듭니다. 24시간 취재하는 10여 기자에게 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한국 인도네시아 문의 카톡 아이디 haninpost

*기사이용 저작권 계약 문의 : 카톡 아이디 hanin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