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만 7,000루피아 돌파… 국제 유가 급등·지정학적 불안 ‘이중 충격’

달러화 루피아화 환전

중동 분쟁 격화·위험 회피 심리 확산에 신흥국 통화 전반 약세

미국 달러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환율이 이번 주 초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만 7,000루피아를 돌파하며 급격한 약세 압력에 노출됐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 국제 유가 급등, 그리고 위험 회피(risk-off) 심리 강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현물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루피아화는 2026년 3월 9일(월) 달러당 1만 7,001루피아에서 1만 7,019루피아 사이에서 거래되며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뚜렷한 약세를 기록했다. ‘가루다(Garuda) 통화’로도 불리는 루피아화에 대한 매도 압력은 미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한층 심화됐다.

– 국제 유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루피아 약세 ‘도화선’

두 파이낸셜 퓨처스(Doo Financial Futures)의 외환 애널리스트 루크만 레옹(Lukman Leong)은 루피아화 약세의 핵심 원인으로 중동 분쟁 격화에 따른 국제 원유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지목했다.

레옹 애널리스트는 이날 자카르타에서 안타라(Antar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글로벌 경제와 물가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위험 회피 심리가 한층 악화되고, 루피아화가 달러 대비 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자본시장 애널리스트이자 ‘레푸블릭 인베스토르(Republik Investor)’ 창립자인 헨드라 와르다나(Hendra Wardana)도 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 고조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대, 특히 국제 유가 급등의 주요 배경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foreign net sell) 흐름이 지속되는 것에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 에너지 수입국 인도네시아, 재정 부담 가중 우려

유가 급등은 인도네시아와 같은 에너지 순수입국에는 복합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제 원유 가격이 국가 예산 가정치를 지속적으로 상회할 경우, 정부의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보조금 지출 증가로 인해 국가 예산(APBN) 내 재정 여력이 축소되고, 루피아화와 무역수지에 대한 추가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자본시장 전문가 이브라힘 아수아비(Ibrahim Assuabi)도 같은 견해를 제시하며, 중동 분쟁을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이란의 정치 동향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수아비는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과 같은 전략적 에너지 유통로가 영향을 받을 경우, 글로벌 에너지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걸프 지역을 포함한 세계 주요 석유 생산 중심지가 지정학적 갈등에 노출된 상황에서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향후 한 달 내에 중동 위기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국제 원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에 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안전 자산 선호 강화…정부 선제 대응 필요성 제기

이 같은 글로벌 불안 요인이 겹치면서 국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위험 자산을 기피하고 미 달러화 등 안전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이는 루피아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 전반의 약세를 심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이 환율 안정과 경제 펀더멘털 유지를 위한 선제적 대응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외환시장 개입과 더불어 에너지 보조금 정책의 탄력적 운용 등 다각적인 대응책 검토가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Tya Pramadania 기자/ 편집부, AI경영센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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