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르 동물학 박물관, 동남아 최대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자리매김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BRIN) 산하 보고르 동물학 박물관(Museum Zoologi Bogor)은 수백만 점에 이르는 방대한 동물 표본을 안내하고 있다. 2025.12.10

곤충 표본만 107만 점… 세계 10위권 규모의 동물 과학 소장품 보유
BRIN “국제 표준 관리 시스템 도입으로 글로벌 과학 소장 센터로 육성”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BRIN) 산하 보고르 동물학 박물관(Museum Zoologi Bogor, 이하 MZB)은 수백만 점에 이르는 방대한 동물 표본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동남아시아 최대의 동물학 연구 허브로 부상했다.

1894년 설립 이후 1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MZB는 소장품의 규모와 완성도 면에서 세계 10위권 수준의 위상을 확보했다.

지난 8일 열린 ‘톡손(TakSon, Talk about Scientific Collection)’ 제5회 행사에서 BRIN 동물 과학 소장품 처리팀의 다르마완(Darmawan) 연구원은 MZB의 방대한 소장품 현황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 보고르 동물학 박물관은 다양한 대규모 동물 과학 소장품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 중 곤충 표본이 107만 점 이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MZB가 보유한 생물자원은 곤충류에 국한되지 않는다. 연체동물과 어류 약 14만 3천 점, 양서류 10만 1천 점 이상, 파충류 약 9만 1천 점, 포유류 8만 5천 점 이상, 기타 절지동물 약 7만 8천 점 등 다양한 생물군을 포괄한다.

이 외에도 조류, 갑각류, 극피동물, 선형동물 등 수만 점의 표본이 체계적으로 분류·보관되고 있다.
이처럼 방대한 자료가 단순한 수집을 넘어 과학적 가치를 인정받는 배경에는 국제 표준에 따른 엄격한 관리 체계가 있다.

다르마완 연구원은 “모든 소장품은 탐사 단계부터 건식·습식 표본 제작, 정밀 라벨링, 영하 20도의 살균 처리 등 표준화된 절차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과정은 표본의 장기 보존과 품질 보증을 위한 필수 조치다.

MZB의 소장품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다양한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분류학·계통학 연구의 기초 자료는 물론, 멸종위기종 보전 상태 평가,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생명공학 및 보건 연구 개발 등 활용 범위가 넓다.

또한 박물관은 대중 교육 매체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연구자 및 관련 기관을 위한 동물 동정(identification)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MZB의 역사는 1894년 8월 23일, 네덜란드 식물학자 J.C. 코닝스베르거(J.C. Koningsberger)가 설립한 ‘농업 동물학 연구소(Landbouw Zoologisch Laboratorium)’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1997년 치비농(Cibinong)에 국제 표준 시설과 통합 관리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뤘다.

BRIN은 “앞으로도 보고르 동물학 박물관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가 과학 소장 센터로 육성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를 넘어 전 세계 생물학 연구의 핵심 거점으로의 도약을 예고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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