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난카이 해구 교훈 삼아 GNSS 활용한 ‘슬로우 슬립’ 추적 중요성 대두
자카르타 단층서 연 3mm 미세 이동 포착… 수도권 직하형 지진 우려도
BRIN 주최 웨비나서 전문가 제언 “국가 차원의 데이터 통합, 선제적 방재의 열쇠”
[자카르타=한인포스트] 전 세계 지진학계가 ‘불의 고리’ 인도네시아를 향해 초대형 지진인 ‘메가스러스트(Megathrust)’ 발생 가능성을 잇달아 경고하고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대재앙의 공포 속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학계는 위성항법시스템(GNSS)을 활용한 정밀 지각 변동 감시 체계를 최적의 재난 완화 솔루션으로 채택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특히 최근 열린 국제 웨비나에서는 일본의 난카이 해구 지진 연구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인구 밀집 지역인 자카르타 수도권 등의 단층 활동을 조기에 포착하려는 구체적인 전략이 논의되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대지진의 은밀한 전조, ‘슬로우 슬립’을 잡아라
지난 2일,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BRIN) 재난연구센터 주최로 열린 ‘제5회 지질재해 웨비나(Geohazard Webinar #5)’는 ‘GNSS를 활용한 지질재해의 이해’를 주제로 뜨거운 논의의 장이 되었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학술 교류를 넘어, 실제 지진 방재 정책에 적용 가능한 과학적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기조 발제자로 나선 홋카이도대학 헤키 고스케(Kosuke Heki) 교수는 일본 난카이 해구의 사례를 들며 ‘슬로우 슬립(Slow Slip Event·SSE)’ 관측의 결정적 중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BRIN 기후대기연구센터 초빙 연구원이기도 한 그는 “대지진 발생 전, 단층이 파괴되지 않은 채 서서히 미끄러지는 현상인 슬로우 슬립이나 프리스립(Preslip·선행 미끄러짐)은 거대 지진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헤키 교수는 “과거 일본 지진 관측 데이터는 이러한 미세 지각 변동이 차기 대지진의 트리거(Trigger)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인도네시아 역시 멘타와이, 자바, 발리, 롬복, 말루쿠 등 지진 위험도가 높은 활성 섭입대 지역에 지상 GNSS 네트워크는 물론 해저 측지 기술까지 총동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땅 밑의 미세한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함으로써, 골든타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한 제언으로 풀이된다.
◇ 자카르타 발밑이 흔들린다… 연간 3mm 이동 확인
이날 웨비나에서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하는 구체적인 데이터도 공개되었다. 반둥공과대학(ITB) 엔드라 구나완(Endra Gunawan) 부교수는 GNSS 슬립률(slip-rate) 분석 기법을 자카르타 단층에 적용한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구나완 부교수는 “정밀 GPS 기반 분석 결과, 자카르타 남부 단층에서 연평균 약 3mm의 지각 이동이 꾸준히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3mm라는 수치는 미미해 보일 수 있으나, 지질학적 관점에서는 거대 도시 지하에 지진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위험 신호다.
그의 연구는 고층 빌딩과 인구가 밀집한 도심 지역에서도 첨단 장비를 통해 정밀한 지각 변동 측정이 가능함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구나완 부교수는 “이러한 데이터는 단순한 관측 값을 넘어, 자카르타 직하형 지진에 대비한 도시 설계와 방재 시스템 구축의 핵심 근거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데이터 통합만이 살 길”… 국가적 방재 시스템 고도화 주문
효율적인 감시망 구축을 위해서는 개별적인 연구를 넘어선 국가 차원의 데이터 통합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인도네시아 지리정보청(BIG)의 무하마드 알 카우차르(Muhammad Al Kautsar) 연구원은 GNSS 상시관측소(CORS) 네트워크의 운용 현황을 설명하며 데이터 통합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카우차르 연구원은 “BIG가 전국에 설치된 CORS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하는 일일 지각 변동 데이터는 인도네시아 판(Plate) 이동의 역학 관계를 규명하는 가장 확실한 자료”라며 “지속적인 판의 이동은 필연적으로 지진과 화산 활동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각 기관에 산재된 데이터를 국가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고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컨트롤 타워’가 확립되어야만 예고 없이 닥칠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웨비나는 GNSS라는 첨단 과학기술이 인도네시아의 지진 방재 정책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참석한 전문가들은 “메가스러스트의 위협은 이제 가정이 아닌 현실”이라며 “장기적이고 정밀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과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대응만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러한 학계의 고언을 받아들여, 과학 기술에 기반한 빈틈없는 지진 감시망을 구축해낼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izal Akbar Fauzi 정치 경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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